표현자유 상징된 포르노 황제 래리 플린트 사망

도색잡지 ‘허슬러’로 논란 중심…애틀랜타서 총맞아 하반신 마비

향년 76세…미국 역사상 기념비적 판결 주인공, 영화로도 제작돼

미국 포르노 제국의 황제 래리 플린트 주니어가 7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로이터통신이 워싱턴포스트(WP)를 인용해 10일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그의 동생 지미 플린트는 사망 사실을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사망 원인을 밝히지는 않았다.

자칭 ‘자유롭게 성인물을 파는 행상인’이었던 플린트 주니어는 “미국인의 성생활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목표로 성인잡지 허슬러를 창간한 인물이다.

또한 성인물 제한에 맞서 언론의 자유를 위해 싸우는 투사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포르노 사업에 성 상품화를 비판하는 당대의 보주수의 유명인들을 대상으로 한 노골적인 패러디물을 만들며 숱한 분쟁을 일으켰다.

플린트 주니어는 미국의 기독교 원리주의자의 수장인 제리 폴웰 목사에 대한 노골적인 성 관련 패러디 광고로 법정에 섰다.

하지만 1988년 연방대법원은 그의 활동이 수정헌법 제1조 종교, 언론 및 출판의 자유와 집회 및 청원의 권리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플린트 주니어는 이 판결을 근거로 자신이 ‘미국 수정헌법 제1조 운동가’로 불리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때 발행부수가 300만부에 달했던 허슬러는 노골적인 사진과 표현으로 유명해 경쟁지인 성인지 플레이보이를 점잖아 보이게 할 정도였다.

1996년에는 그의 법정 싸움을 다룬 영화 ‘인민 대 래리 플린트'(The People vs. Larry Flynt)가 개봉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같은 해 그는 ‘불쌍한 남자: 포르노 작가로서의 내 삶, 펀딧 그리고 사회적 따돌림’이라는 자서전을 내기도 했다.

그는 1978년 애틀랜타 법원 앞에서 흑인 남성과 백인 여성을 내세운 남녀 간의 관계를 묘사한 데 분노한 백인 우월주의자의 총을 맞고 하반신 마비 증세가 생겼다. 이후 평생 휠체어에서 지냈다.

1977년 그는 지미 카터 대통령의 여동생인 루스 카터 스테이플턴의 권유로 복음주의 기독교로 개종했다. 하지만 이듬해 총을 맞은 후 그 신앙을 포기했다.

플린트 주니어는 생전에 5차례 결혼을 통해 4명의 자녀를 뒀다.

성인잡지 허슬러 발행인 래리 플린트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