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중국 의존 줄이고 대미투자 강화

공급망 위기 직격탄…코로나·우크라 침공으로 생산↓

“미국에 5년간 70억불 투자해 전기차 생산시설 설립”

독일 폭스바겐 그룹이 글로벌 시장 변화에 맞춰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중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폭스바겐의 전략 변화를 이끌었다고 보도했다.

폭스바겐은 냉전이 끝난 뒤 급변한 세계 경제의 수혜자였다. 관세의 장벽이 낮아지고, 정교한 글로벌 공급망이 구축됨에 따라 각지에 산재한 공장에서 저렴하게 생산된 부품으로 자동차를 완성했다.

2020년 코로나19 방역 때문에 중국의 폭스바겐 부품 공장 가동이 중단되자 중국은 물론이고, 중국 공장의 부품을 사용하는 유럽의 자동차 조립 공장까지 연쇄적인 타격을 받았다.

이 때문에 2020년 폭스바겐의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도보다 18%나 급감했다.

올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폭스바겐 생산에 충격을 줬다.

자동차 전선 고정장치를 생산하는 현지 부품 공장 가동이 중단되자 독일에서 가장 큰 볼프스부르크 조립 공장의 전기자동차 생산이 중단됐다.

경쟁회사보다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더 큰 위기에 노출되는 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WSJ은 폭스바겐이 중국에서 연간 매출의 40%를 달성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지만, 향후 위험 요인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폭스바겐은 인권탄압 논란의 중심지인 중국 신장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긴장이 고조된 국제정세를 감안한다면 폭스바겐 입장에선 안심하고 공장을 운영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폭스바겐의 구매 담당 대표인 무라트 악셀은 “가격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안정된 부품 공급이 우선”이라면서 “생산을 하지 못하면 이익도 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 경영진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최근 전기자동차 시장이 확산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향후 5년간 70억 달러(한화 약 8조5000억원)를 투자해 전기자동차 생산 시설을 만들 계획이다. 또한 추가로 배터리 공장 설립도 검토 중이다.

허버트 디에스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은 앞으로도 성장하는 지역으로 남겠지만 미국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글로벌적인 측면에서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뮌헨=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폭스바겐이 ‘IAA모빌리티 2021’에서 처음 공개한 첫 소형 세그먼트 컨셉트 차량 ID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