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사망에 전문가 “백신효과 없는 건 아냐”

“2~3년간 혈액암 치료로 면역력 저하…접종자 위험 적다”

폭스뉴스 앵커, ‘백신효능 우려돼’ 트윗…반박 일자 삭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이 코로나19 합병증으로 타계하면서 저조한 백신 접종률 끌어올리기에 힘쓰고 있는 보건당국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파월 전 장관의 사망이 백신의 효과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코로나19 감염은 물론 사망 위험을 줄이고 나아가 올 겨울 코로나19의 새로운 유행을 막을 방법은 백신 접종뿐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CNN 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18일 백신 반대 운동가들이 파월 전 장관의 사망을 백신이 효과 없다는 주장에 이용할 가능성을 보건 당국이 우려하고 있다며 파월 전 장관이 사망에 이른 배경과 함께 백신 효과와 중요성 등에 관한 전문가 의견을 소개했다.

실제로 이날 보수 색채 방송인 폭스뉴스의 앵커가 파월 전 장관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코로나19 백신 효능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삭제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폭스뉴스 앵커 존 로버츠는 이날 트위터에 “파월이 코로나 돌파 감염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은 백신이 얼마나 장기적으로 효과적일지 새로운 우려를 제기한다”고 썼다.

그러나 84세라는 나이와 특정 건강 이력으로 인해 파월 전 장관이 더 높은 코로나19 위험에 처하게 됐다는 반발이 온라인에서 일자 그는 이를 곧바로 삭제했다.

CNN 의료분석가 리애나 웬 박사는 백신 접종자 사망 사례에도 여전히 백신이 효과 있다고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과학과 연구는 백신이 감염과 중증 예방에 매우 효과적임을 보여준다며 백신 접종자의 감염위험은 비접종자의 6분의 1, 사망위험은 11분의 1에 불과하다고 못 박았다.

이어 “하지만 어떤 백신도 당신을 100% 보호해주지는 못한다”면서 “백신을 접종해도 감염과 중증 위험이 큰 사람들이 있는데 고령자와 기저질환자가 이에 해당하며 파월 전 장관도 바로 이 범주에 속한다”고 말했다.

28년간 대변인 등으로 파월 전 장관을 보좌해온 페기 시프리노 씨는 이날 워싱턴포스트에 파월 전 장관은 지난 2월 화이자 백신 2차 접종을 받았으나 혈액암과 파킨슨병을 앓아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파월 전 장관은 면역체계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백신 효과를 떨어뜨리는 혈액암인 다발성 골수종 치료를 2~3년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시프리노 씨는 “파월 전 장관은 지난주 몸이 나빠졌을 때 원래 부스터샷을 맞을 예정이었다”며 “그는 접종하지 못했고 그저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 간다고 생각했었다”고 덧붙였다.

리애나 웬 박사는 보건 당국은 면역체계가 약해진 사람들에게 부스터샷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며 특히 이런 사람들은 중증 또는 사망 위험이 크기 때문에 부스터샷 접종 후에도 추가적인 예방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람이 백신을 접종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주위에 바이러스가 많으면 감염 위험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코로나19 확산 속도는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중증이나 사망 위험이 큰 주변의 취약층을 보호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웬 박사는 또 접종 완료율이 57% 불과한 상황에서 올겨울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모든 사람을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하고 팬데믹을 종식할 수 있는 열쇠는 우리가 모두 백신을 접종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 [A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