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과당 옥수수 시럽 대신 사탕수수 설탕 사용 시사……옥수수 농가 ‘비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카콜라에 대해 “미국 내 판매 제품에 고과당 옥수수 시럽 대신 사탕수수 설탕을 쓰기로 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 올린 내용으로, 식품 제조와 농업 전반에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코카콜라 측과 사탕수수 설탕 사용 문제를 논의했고, 그들은 이에 동의했다”며 “훨씬 나은 결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코카콜라 측은 구체적인 제조방식 변경 여부에 대해선 언급을 피하고 “혁신적인 신제품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만 밝혔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코카콜라는 지난 1980년대 이후 원가 절감을 이유로 고과당 옥수수 시럽을 주로 사용해 왔다. 반면, 멕시코·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는 여전히 사탕수수 설탕이 주요 원료로 쓰이고 있다.
고과당 옥수수 시럽은 저렴한 생산 비용으로 널리 쓰였지만, 간에서 직접 대사돼 중성지방으로 변환되기 쉬워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따라 코카콜라는 지난 2005년부터 멕시코산 설탕을 사용한 제품을 미국에 일부 수입해 판매 중이며, 유대교 명절용 특별판 ‘코셔 포 패스오버(Kosher for Passover)’ 제품은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발언이 주목받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현실화될 경우, 중서부 옥수수 농가를 포함한 관련 산업에 미칠 영향 때문이다. 미국 옥수수 정제업자 협회는 즉각 반발하며 “사탕수수 설탕으로의 전환은 합리적이지 않으며, 식품 제조업 일자리 축소와 농가 소득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서부 지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이기도 해, 그의 발언이 실제 정책적 변화로 이어질 경우 정치적 파장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이 인공첨가물과 가공식품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추진하는 가운데 나와 더욱 이목을 끌고 있다. 케네디 장관은 설탕 그 자체를 “독(poison)”이라고 표현하며, 원재료가 옥수수든 사탕수수든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편, 이번 변화는 일반 코카콜라 제품에 한정된 것이며, 다이어트 코크와 같이 아스파탐 등 무칼로리 감미료를 사용하는 제품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