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방기관 미국인 우선 채용해야”

외국인 노동자 고용 제한 행정명령에 서명

해외 아웃소싱 정부 기관 이사회 의장 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일 연방 기관에서 자국 근로자 대신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외국 기업에 일거리를 아웃소싱한 연방정부 소유 공사의 이사회 의장을 해고하면서 “미국 노동자를 배신하면 ‘당신은 해고야'(You’re fired)라는 말을 듣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AP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이 행정명령은 연방 기관이 외국인 근로자에게 일자리를 아웃소싱하기 전에 미국 시민과 영주권(그린카드) 소지자를 우선 채용하도록 했다.

이는 특히 숙련 노동자에 대한 H-1B 비자를 겨냥한 것이며 노동부는 고용주가 H-1B 비자 소지 외국인 근로자가 미 노동자를 대체하는 일자리로 옮기지 못하게 하는 지침을 마련할 것이라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H-1B 비자는 숙련 노동자를 위한 것으로, 기술 산업에서 흔하며 비자 소지자는 수년간 미국에 체류할 수 있다.

또 행정부의 한 관리는 연방기관 계약자들이 숙련 업무에서 미 근로자보다 임시 외국인 노동력 도입을 위해 H-1B 비자를 사용하는 데 대한 조사가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연방 정부가 소유한 테네시강유역개발공사(TVA)가 일자리를 외국인 근로자에게 아웃소싱한 것을 비난하며 TVA 이사회 의장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TVA 이사회의 스킵 톰슨 의장과 다른 이사 1명 등 2명을 해임했다면서 “외국인 노동자를 계속 고용하면 다른 이사도 해임하겠다”고 말했다.

TVA는 1933년 대공황으로 큰 타격을 입은 테네시강 유역에서 홍수 조절, 전기 발전, 비료 제조, 경제 개발 등의 활동을 위해 설립된 연방 소유 기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TVA 이사회는 미국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새로운 최고경영자를 즉시 고용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현 제프 라이어시 CEO가 연간 800만 달러를 번다고 주장하면서 신임 CEO는 연봉 50만 달러 이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TVA가 즉각 조처하길 바란다. 이것은 연방 정부가 임명한 이사회에 대한 경고”라며 “미국 노동자들을 배신하면 ‘당신은 해고야’라는 두 단어를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TVA가 기술 작업의 20%를 해외에 본사를 둔 기업에 아웃소싱하겠다고 발표한 후 나왔다고 AP는 전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TVA의 조치로 200명 이상의 미국 숙련 기술자가 외국인 근로자로 대체돼 일자리를 잃게 될 수 있다고 AP는 설명했다.

미국인 근로자 채용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