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앨라배마 독립기념일 집회 취소

집회 장소 전함 공원 측 “군사장비 앞에서 정치집회 불가”

전함 앨라배마 앞 집회 거절당한 트럼프 전 대통령
전함 앨라배마 앞 집회 거절당한 트럼프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7월 3일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의 퇴역 전함 앞에서 집회를 가지려다 거절당했다. 사진은 지난 2016년 12월 17일 앨라배마주 모빌에서 연설하는 트럼프 당시 대통령.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독립기념일 연휴를 맞아 퇴역 전함 앞에서 집회하려다 거절당했다.

29일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지역 언론 AL닷컴에 따르면 앨라배마주 모빌의 앨라배마 전함 기념공원 관리위원회는 7월 3일로 예정됐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회 대관 신청을 취소한다고 28일 발표했다.

앨라배마 전함 기념공원은 세계 2차대전 당시 유럽과 태평양에서 활약한 후 퇴역한 전함 앨라배마를 비롯해 잠수함, 전투기 등 다양한 군사 장비를 전시한 주립 공원이다.

앨라배마 주지사는 이번 집회 취소에 반발했다. 케이 아이비 주지사는 29일 대변인을 통해 “나는 트럼프를 지지하며 그와 함께 일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앨라배마 주법은 이번 행사를 금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앨라배마 정계는 이번 집회 취소에 대해 엇갈린 입장을 보인다. 정치 컨설턴트이며 보수단체 티파티 회원인 존 그레이는 “그동안 이 공원에서 다양한 정치인 초청 행사와 종교행사가 열렸다”며 “정치 집회만 금지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또 다른 정치 컨설턴트 앤지 스탈네이커는 “군사적 유물은 성스러운 장소이며, 정치 집회 장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나도 앨라배마 주민이고 트럼프를 지지하지만, 이번 집회를 허가하면 다음번에는 민주당 정치인이 공원에 와서 집회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방송 ABC는 앨라배마 공화당 의장의 말을 빌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집회 참가를 기대하고 있었으나, 막판에 중단된 데 대해 실망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