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첫 연간 흑자…시장기대 밑돌며 주가는 하락

“2006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 탈출…탄소 무배출 혜택 덕분에 흑자”

작년 4분기 실적, 월가 예상 미달…올해 납품 목표치도 제시 안 해

미국의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테슬라는 27일 지난해 7억2100만달러(7967억원)의 이익을 냈다는 내용의 실적 보고서를 공개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테슬라는 2019년 8억6200만달러(9525억원) 손실을 봤으나 지난해에는 전기차 판매량 증가와 전기차 업체에 제공되는 규제당국의 혜택 덕분에 연간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AP통신은 금융정보 제공업체 팩트셋을 인용해 테슬라가 지난해 흑자를 내면서 2006년 시작된 적자 행진이 끝났다고 전했다.

다만, 외신들은 테슬라가 전기차 판매량을 늘리고 있지만, 탄소 무배출 차량에 부여되는 13억달러(1조4300억원) 규모의 크레딧 때문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테슬라는 크레딧이 없었다면 손해를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등 13개 주는 친환경 자동차 생산량에 따라 자동차 제조업체에 크레딧을 부여하고 있으며, 자동차 업체는 연말까지 충분한 크레딧을 확보하지 못하면 주 규제 당국의 처벌을 받게 된다.

전기차만 생산해 충분한 크레딧을 확보한 테슬라는 이 크레딧을 다른 업체에 팔아 수익을 올리고 있다.

또한 테슬라는 연간 첫 흑자를 달성했음에도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주가는 하락했다.

테슬라의 연간 주당 순이익은 2.24달러로 월가 기대치인 2.45달러에 못 미쳤고, 4분기 매출도 93억1000만달러(10조2875억원)로 월가 추정치(104억7000만달러·11조5693억원)을 밑돌았다.

테슬라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전장보다 2.14% 내린 864.16달러로 마감했고, 오후 5시 30분 현재(미 동부시간 기준) 시간외거래에서 2% 이상 하락한 84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아울러 시장은 이날 테슬라가 올해 전기차 납품 목표치를 얼마로 제시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웠으나 테슬라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아 투자자들의 실망을 끌어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는 모호한 전망만 제시했을 뿐 납품 목표치를 밝히지 않아 월가를 실망하게 했고 주가는 하락했다”고 전했다.

출고를 기다리는 테슬라 전기차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