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Y 가격 중국서 파격 인하

홈페이지 마비, 오프라인 매장은 인산인해…경쟁업체 ‘초긴장’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중국산 모델Y 출시를 앞두고 먼저 예고한 것보다 가격을 크게 낮추면서 현지 경쟁 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4일 차이신 등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1일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고객들에게 인도될 중국산 모델Y의 가격을 확정 공개했다.

롱레인지 버전과 퍼포먼스 버전의 확정 출고가는 각각 33만9900위안(약 5700만원)과 36만9900위안(약 6200만원)으로 작년 8월 예약 판매 시작 때 공지된 가격인 48만8000위안, 53만5000위안보다 30% 이상 싸졌다.

각 지방정부의 보조금을 받으면 실제 소비자들이 내는 가격은 더 내려갈 수 있다.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SUV) 승용차인 모델Y는 그간 미국 공장에서만 생산됐는데 이번에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에서도 본격 양산돼 판매되는 것이다.

예약 구매를 하려는 소비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테슬라의 중국 공식 홈페이지는 한때 마비됐다.

중국 대도시 곳곳의 오프라인 점포에서도 예약구매를 하려는 고객이 밀려들면서 초만원을 이뤘다.

중국 네티즌들은 테슬라 매장에 모여든 고객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리면서 “배추를 사러 몰려온 사람들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배추 사듯 한다’는 말은 비싼 물건을 거리낌 없이 사는 행위를 묘사할 때 쓴다.

중국 자동차 업계는 테슬라의 파격적인 모델Y 가격 인하에 술렁이는 모습이다.

4일 새해 첫 개장한 중국 증시에서 테슬라 테마주로 분류되는 현지 자동차 부품 공급사들이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현상도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특히 그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를 앞세워 급성장하는 자국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려던 웨이라이(Nio) 같은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테슬라는 작년 1월부터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된 모델3를 시장에 투입해 중국의 전기 세단 시장에서 질주했는데 이번에 테슬라가 웨이라이 ES6 등 간판 차종을 내세워 나름 선전해온 SUV 시장에도 정면 도전장을 낸 셈이다.

테슬라는 작년 1∼11월 중국 시장에서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한 모델3 11만4000대를 팔아 전기 세단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중 그나마 시장에 가장 잘 안착해나가고 있다고 평가되는 웨이라이의 SUV인 ES6의 최저 판매가는 35만8000위안이다.

중국기금보는 3일 분석 기사에서 “모델Y 판매 첫날 인터넷에서는 테슬라의 직접적인 경쟁 대상인 웨이라이가 참담하게 대규모로 예약 주문을 취소당했다는 소식이 올라오고 있다”며 “웨이라이의 ES6는 모델Y의 직접 경쟁 차종”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웨이라이는 공식적으로는 예약 고객들의 대규모 이탈 소식을 부인했다.

웨이라이는 “대규모 예약 취소가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은 정확한 뉴스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