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업계 “여름부터 운항 재개”

안전강화·가격할인·위약금완화 조치…’코로나 온상’ 오명 털까

코로나19 충격으로 올해 크루즈 업계 승객, 매출 반토막 전망

전 세계 대형 크루즈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후 3월 중순부터 중단했던 운항을 올 여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크루즈 업계는 ‘코로나19 온상’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각종 안전 조치들을 도입하는 것은 물론, 가격을 할인하고 위약금 제도를 대폭 완화하며 고객 모으기에 골몰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고 밀폐된 공간에서의 감염 공포가 여전히 높아 크루즈 산업이 과거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3년 이상의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10일 AP통신에 따르면 세계 3대 크루즈 업체인 노르웨이 크루즈 라인과 카니발을 포함해 소형 업체 윈드스타 등은 아직 정확한 출항 날짜를 정하진 않았지만, 올해 여름 후반부터 운항을 재개하기 위해 고객들의 예약을 받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의 하천을 운항하는 소규모 유람선들은 이보다 더 빨리 운항을 재개할 전망이다.

일부 독일의 하천 크루즈선들은 이미 지난주 다시 운항에 들어갔다.

노르웨이 크루즈는 병원 수준의 공기 여과기를 설치하고 의료진을 상시 대기토록 할 예정이며, 카니발은 세척기와 건조기의 온도를 올려 수건, 식탁보 등의 위생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오는 9월 타히티 운항을 계획하고 있는 윈드스타는 탑승 시간을 간격을 두고 운영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것을 비롯해 식사 시간을 연장하고 식탁 사이의 공간도 여유 있게 배치할 계획이다. 기존의 뷔페 식사는 직원이 직접 가져다주는 것으로 바꾸었으며 직원들은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코로나19 증상이 보이는 승객들을 살피도록 했다.

전 세계 크루즈업체 95%가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는 국제크루즈선사협회(CLIA)의 브라이언 살레르노 수석 부회장은 업체들이 미국 규제 당국과 해외 항만 당국들과 연락하며 출항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오는 7월24일까지 크루즈 운항을 금지하고 있다.

업체들은 이와 함께 탑승객들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예약 취소 위약금 기간도 종전의 출항 1개월 전에서 2일 전으로 단축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크루즈 탑승 요금을 20% 할인하거나 1인당 200달러를 깎아주고 있다.

크루즈선 운항 재개에 대한 고객 반응은 상반된다.

올해 초 600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되고 14명이 숨진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탑승한 채 일본 연안에서 격리됐던 크리스티나 커비는 “언젠가 다시 크루즈 여행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자신을 ‘크루즈 중독자’로 지칭하는 조나단 애드스킨은 “당분간 크루즈 여행이 불편할 듯하다”고 말했다.

전 세계 크루즈 산업은 올해 탑승객이 3천200만명, 매출액이 710억달러에 그쳐 작년 대비 51% 격감할 것이라고 컨설팅 업체 유로모니터는 전망했다.

유로모니터는 또 크루즈 산업이 2009년 전 세계 금융위기의 침체에서 회복하는 데 3년이 걸렸지만, 이번에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모니터의 알렉스 자만 애널리스트는 “과거의 하강기와 달리 코로나19는 크루즈선 내 감염 우려가 큰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전 세계 크루즈 시장의 75% 점유하는 카니발과 로열 캐리비안, 노르웨이 크루즈 라인 등 3사는 올해 코로나19 확산 후 수천명의 직원을 해고하고 은행에서 수십억달러를 빌리며 간신히 파산을 면했다.

프린세스 크루즈/자료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