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탓에…미국인 정신건강 ‘최악’

갤럽 조사 20년만에 최저치…성별·인종별 일제히 하락

민주당원은 1%p 하락 그쳐…종교 신자는 오히려 악화

미국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직면한 가운데 정신건강 상태가 최악의 수준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7일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발표한 ‘미국인의 정신건강 평가’ 조사에 따르면 정신건강이 우수하거나 매우 우수하다고 한 응답자는 조사 대상의 76%로 지난해 대비 9%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갤럽이 2001년부터 매년 이 조사를 한 이래 최저치로, 처음으로 70%대로 떨어진 것이다.

이런 결과는 우수 응답이 작년과 마찬가지로 42%였지만, ‘매우 우수’ 응답률이 34%로 9%포인트 하락한데 따른 것이다. 이런 ‘매우 우수’ 응답률은 조사 이래 최저치이자 첫 30%대 응답률이다.

매우 우수하다는 응답의 경우 남성과 여성이 각각 8%포인트, 10%포인트 하락했고, 인종별로도 백인 10%포인트, 비백인 8%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또 경제수입 기준으로 연간 4만달러 미만에서 6%포인트 하락한 반면 4만∼10만달러 구간과 10만달러 이상 구간에서는 각각 12%포인트 하락해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의 하락 폭이 적었다.

지지 정당별로는 공화당 지지층의 경우 ‘매우 우수’ 응답률이 15%포인트 떨어지고 무당파는 11%포인트 하락한 반면 민주당 지지층은 1%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쳐 대조를 보였다.

다만 ‘매우 우수’ 응답 비율 자체는 공화당 지지층이 41%로 민주당 지지층(29%)보다 높았다.

또 매주 예배활동에 참석하는 이들의 ‘매우 우수’ 응답률은 46%로 작년보다 4%포인트 올라갔지만 ‘2주 또는 한 달에 한 번’ 응답자와 ‘거의 불참’ 응답자의 경우 각각 12%포인트, 1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로 육체적 건강 상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문항에선 79%가 ‘매우 우수’, ‘우수’ 답변을 해 지난해 81%와 큰 차이가 없었다. ‘매우 우수’ 응답률은 29%로 1%포인트 올라갔다.

갤럽은 “정신건강 긍정비율의 약화는 의심할 여지 없이 전염병 대유행 사태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아울러 올해 미국인의 머릿속에 박혀 있던 선거와 인종 관련 상황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5∼19일 18세 이상 101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공짜 음식을 받으려고 푸드뱅크 앞에 줄선 뉴욕 시민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