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수년내 어린이 토착 유행병 된다”

미국·노르웨이 연구팀 “전체적 사망 부담은 지속적으로 감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년 내에 토착화해 현재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된 어린이를 중심으로 유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Penn State)와 노르웨이 오슬로대 연구팀은 12일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서 코로나19의 전염력과 치명률 등 특성과 세계 각국 인구 연령구조 등을 반영한 수학모델을 개발, 코로나19의 미래 시나리오를 예측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어 어린이는 코로나19에 걸려도 일반적으로 노령층에 비해 중증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의 부담은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미래 시나리오 모델 연구 결과 그래프
코로나19 미래 시나리오 모델 연구 결과 그래프 연구팀이 인구통계학, 사회적 혼합 정도, 감염-차단 및 질병 감소 면역 기간 등을 통합한 ‘실제 연령 구조(RAS) 수학 모델’을 개발, 코로나19의 미래 시나리오와 사망 부담을 조사한 결과 인구 연령구조가 다른 영국과 이탈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크게 다른 양상을 보였다. [Science Advances 논문 캡처]

연구팀은 인구통계학, 사회적 혼합 정도, 감염-차단 및 질병 감소 면역 기간 등을 통합한 ‘실제 연령 구조(RAS) 수학 모델’을 개발, 코로나19의 미래 시나리오와 사망 부담을 1년 후, 10년 후, 20년 후로 나눠 조사했다.

감염재생산지수(Ro)를 2.3으로 가정하고 백신 접종이나 감염으로 획득한 면역력 지속 기간을 ‘3개월, 1년, 10년, 항구적’으로 나눠 진행된 이 연구에서 코로나19는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유행층이 어린 나이로 이동하고 전체 사망 부담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책임자인 오타르 비욘스타드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후 연령에 따라 중증도와 치명률이 높아지는 징후가 뚜렷하게 나타난다”며 “이 연구 결과는 성인층이 백신 접종 또는 바이러스에 대한 노출로 면역력을 획득하면서 감염위험이 어린이들에게 옮겨갈 것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이런 과정을 보인 호흡기 질환으로 1889~1890년 유행한 독감을 들었다.

HCoV-OC43 바이러스가 일으키며 ‘아시아독감 또는 러시아독감’으로 불리는 이 독감은 유행 당시 70대 이상에서 100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는 7~12개월 아기들에게 가벼운 증세를 일으키는 계절성 감기 바이러스로 토착화된 상태다.

논문 제1 저자인 오슬로대 루이윤리 박사는 많은 감염성 호흡기 질환이 처음 등장했을 때 크게 유행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토착화돼 감염이 감소하는 패턴을 보인다면서 RAS 모델은 코로나19가 면역성과 인구통계에 따라 이런 추세를 따를 것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 또는 1차 감염으로 인한 면역력이 10년 이상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고령층은 새로운 감염으로부터 보호를 받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서 젊은층의 감염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부담은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국가별 피해는 인구 연령구조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날 것으로 전망됐다.

공동연구자인 오슬로대 닐스 스텐세스 교수는 “연령에 따라 감염-치명률이 크게 증가하는 특성을 고려할 때 고령 인구가 많은 국가의 사망률이 젊은층이 많은 국가보다 더 높을 것”이라며 “젊은층 비중이 큰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고령층이 많은 이탈리아보다 사망자 수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욘스타드 교수는 “이 수학모델은 유연하기 때문에 다양한 인구 구조와 사회적 혼합 패턴을 가진 전 세계 국가가 코로나19 완화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이 연구가 각국 정부가 정책 의사결정을 하는 데 중요한 도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