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더운 여름철에 더욱 기승

날씨 기대 물거품…백신 나와야 안심할 듯

고온다습한 여름이 도래하면 독감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세도 한풀 꺾일 것이란 기대가 많았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온도와 습도가 낮을수록 잘 산다. 독감이 춥고 건조한 겨울에 유행하는 이유다. 지구촌을 유린하는 코로나19도 비슷한 계절성을 가졌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여름이 다가옴에도 코로나19의 기세는 전혀 꺾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욱 확산되는 모양새다.

◇ WHO 또 다시 팬데믹 경고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도 19일 또 다시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경고를 발령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제네바 본부에서 행한 가상 브리핑에서 “전 세계가 새로운 위험한 단계에 있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여전히 빠르게 퍼지고 있고, 여전히 치명적이며, 여전히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기 쉽다”고 말했다.

◇ 일일 확진 15만, 역대 최다

실제 코로나19는 맹렬한 기세로 퍼지고 있다. 세계적 통계 사이트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일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15만 명을 돌파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6월 들어 일일 10만명 선을 기록했으나 이날 15만마저 돌파한 것이다. 특히 남미와 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속히 퍼지고 있다.

◇ 최근 남아시아서 급증, 인도 세계4위

남미는 남반부여서 겨울로 향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치지만 남아시아는 지금 여름을 향하고 있다. 그럼에도 코로나19가 맹렬한 기세로 퍼지고 있다. 바이러스는 고온다습한 기후에 약하다는 과학적 상식을 깨는 것이다.

월드오미터에에 따르면 19일 현재 인도는 신규 확진자가 전일보다 1만5000명 이상 증가해 누적 확진자는 모두 39만5812명에 달하고 있다. 이는 미국 브라질 러시아에 이어 세계4위에 해당한다.

파키스탄도 누적 확진자가 16만5062명으로, 세계 14위며, 방글라데시도 누적 확진자가 10만 5135명으로, 세계 17위다. 정작 발원지인 중국은 8만 여명으로 세계 21위를 기록하고 있다.

북반구가 여름을 향하고 있음에도 코로나19의 기세가 전혀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는 여름을 맞아서 약화하지 않는 것 같다. 온도변화에 관계없이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장기간 유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완화·연휴 맞아 북적이는 캘리포니아 해변 [EPA=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