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멕시코 본국 송금액 ‘깜짝’ 증가

7월 송금액 작년보다 7.2% 늘어…상반기에 10.5% 증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경제가 휘청이는 중에도 외국에서 일하는 멕시코 이민자들이 본국에 보내는 돈은 예상 밖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1일 멕시코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세계 각국 멕시코 이민자들의 본국 송금액은 총 35억3000만달러(약 4조2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늘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 1∼6월의 송금액은 작년보다 10.5% 늘었다.

이민자들의 송금액 증가는 코로나19 충격을 크게 받은 멕시코 경제에 몇 안 되는 희소식이다.

가장 많은 멕시코 이민자들이 거주하는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실업률이 치솟으면서 이민자들의 본국 송금액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으나 의외의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미국발 송금액이 줄어든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도 대비된다.

AP통신은 미국 퓨리서치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콜롬비아,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는 올해 상반기 미국 내 이민자들이 보내온 돈이 작년보다 줄었다고 보도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마르코 오비에도 연구원은 블룸버그에 “미국 멕시코 이민자들이 본국의 가족들을 돕기 위해 저축해 두었던 돈을 보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미국 히스패닉 중에서도 멕시코 이민자들의 미국 거주기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갖춘 이들이 많아 고용 등에서 코로나19의 타격을 덜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올해 4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민자들의 본국 송금액이 경제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으로 가기 위해 멕시코 북부 국경에 모인 사람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