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의심 미국인, 당분간 미국땅 못밟을 수도

“트럼프, 코로나 걸린 시민권·영주권자 귀국 일시금지 검토”

사망자 급증하고 있는 멕시코와의 접경지대 단속 염두한 듯

연방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의심되는 자국민의 귀국을 일시적으로 막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최근 몇개월간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외국인의 입국에 제한을 뒀는데, 이를 해외에서 돌아오는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에게도 확대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해외에서 돌아올 경우 일시적으로 귀국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해당 조치가 실제로 시행되거나 공표될지는 불확실하다면서도, 백악관이 이 사안과 관련해 연방 기관들에 이날까지 의견을 제출하라는 요청을 했다고 전했다.

해당 조치는 영국 더타임스가 이와 관련한 정부 서류의 초안을 입수해 최초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서류에 따르면 정부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지침에 근거해 국경지대 관리들이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전염병에 감염됐거나 노출됐다고 합리적으로 믿는 경우” 그들이 미국 땅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NYT는 전염병 우려로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를 일정기간 귀국하지 못하게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입장 표명을 거부했으며, CDC 대변인은 해당 사안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NYT는 이번 조치가 특히 많은 미국인들이 빈번하게 왕래하는 멕시코와의 접경지대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부 서류는 멕시코에 코로나19가 급증하는 상황을 지적하면서 강화된 입국 규정이 있어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접경지대인 멕시코 치와와주의 보건장관이 코로나19로 2주간 입원한 뒤 지난 2일 사망한 사례가 언급됐다.

멕시코는 지난 7월31일을 기점으로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미국, 브라질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아졌다.

정부 서류는 현재 멕시코 의료체계에 과부하가 걸렸으며, 치료를 위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넘어오는 인파가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멕시코 바하 칼리포르니아주 티후아나의 산 이시드로 국경검문소에서 미국으로 들어가는 차량들이 줄지어 통과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티후아나 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