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도 ‘현금없는 사회’ 빨라지나

코로나19 계기 지급결제 시스템 현대화 모색

‘오션스 일레븐’과 같은 미국 할리우드 영화에서 자주 범행 대상이 된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의 첨단 금고가 더는 필요가 없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아직까지는 현금 사용량이 많은 카지노에서 현금 없는 사회에 접어든 다른 영역처럼 지급결제 시스템의 현대화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완화로 다시 문을 연 미국 네바다 주 ‘웨스트게이트 라스베이거스 리조트 앤 카지노’ 호텔에서 한 고객이 키노 게임을 즐기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AFP=연합뉴스]

네바다주의 카지노 허가 당국인 네바다 게이밍 위원회는 최근 카지노에서 현금 없는 도박 환경을 확대하는 내용의 규정 개정을 승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이는 카지노 업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인 미국게임협회(AGA)가 지급결제 시스템의 현대화에 필요한 요구사항을 이달 당국에 전달한 데 따른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현금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장소인 카지노에서도 전자결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저널은 전했다.

현금은 수많은 사람의 손을 거치는 만큼 각종 병원균이나 바이러스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코로나19가 퍼지면서 이미 애플페이나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과 같은 모바일 결제가 한층 더 늘고 있다.

지급결제 기술단체인 전자상거래협회(ETA)가 올해 3월 후반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업주의 27%가 비접촉 지급결제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자결제 옹호론자들은 카지노에 전자결제가 도입되면 현금을 주고받는 데 따른 개인간 접촉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돈세탁 의심 거래에 대한 대응도 용이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카지노에서 전자결제가 본격적으로 확산될지 여부는 카지노 이용객들의 반응에 달려있다.

또 전자결제가 도입되면 도박 충동이 강한 이용객은 예금 잔고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어 순식간에 거의 전 재산을 탕진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