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한인회, 돈이 얼마나 없었으면…

허울뿐인 이사회, 단 3명만 회비 납부…이사장도 ‘미납’

소송 사태에 코로나 악재…이월된 공탁금도 이미 소진

한인회측 “연방 긴급융자 2만3300불 빌려야 운영가능”

제34대 애틀랜타 한인회의 재정 상태가 6개월 만에 최악의 상황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한인회가 이사회에 보고한 2020년 상반기 결산에 따르면 한인회의 수입은 11만9255달러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현 김윤철 한인회장과 홍성구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기탁한 공탁금 5만1622달러를 제외하면 실제 수입은 6만7633달러이다.

공탁금은 양 후보 각 3만달러씩 6만달러였지만 경선 과정에서 제기된 법정소송의 변호사 비용 부담 등으로 5만1622달러만 이월됐다. 또한 실제 수입 6만7633달러도 박선근 전 한인회장과 주패밀리 재단이 각 1만달러씩 기부한 2만달러를 제외하면 4만7633달러에.불과하다.

수입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이사장/이사회비로 올해 1만8000달러를 예상했지만 실제 수입은 고작 1800달러에 불과했다. 20여명인 것으로 알려진 이사들의 연 회비는 500달러이지만 현재까지 S, K, L씨 등 단 3명만이 회비를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영갑 이사장도 3000달러의 이사장비를 납부하지 않았다.

한인회 회칙에 따르면 이사는 이사로 위촉된 날로부터 6개월 이내 또는 매년 6월30일까지 회비를 납부하지 않으면 이사 자격을 잃게 된다. 지난 30일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 가운데 이사회비를 납부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7500달러로 예상됐던 자문위원장/자문위원비도 ‘제로’였다. 권기호 자문위원장은 30일 이사회를 마치고 자문위원장비 2000달러를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사회와 자문위원회가 재정적으로는 전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제34대 한인회의 수입이 급감한 이유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찾을 수 있다. 올해 8만7000달러로 예상했던 회관 대관수입이 상반기 1850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고 코로나 불경기로 기업 및 개인들의 후원이 예년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제34대 한인회가 한인사회의 전폭적인 지지가 아닌 ‘반쪽’ 단체로 출범한 것도 후원금 모금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경선과정의 논란으로 야기된 소송을 전직 한인회장들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해결하지 않아 여전히 법적 분쟁에 휘말려 있기 때문에 선뜻 후원을 하는 기업이나 개인이 적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7월말이나 8월로 예정된 공판에서 피고인 한인회측이 패할 경우 선거를 다시 치르고 홍성구 후보의 공탁금 3만달러를 되돌려 줘야 하는데 이미 이월된 공탁금을 모두 소진한 상태가 됐다.

이처럼 운영난이 심각해지자 김윤철 회장은 30일 이사회에서 연방 정부의 긴급재난융자(EIDL)로 12만3300달러를 대출받아 회관 지붕을 고치고 일부는 운영비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가 하루만에 철회하고 김백규 전 회장을 한인회관 운영위원장으로 위촉했다. 하지만 운영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여전히 2만3300달러는 융자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한 전직 한인회장은 “이전 한인회의 경우 운영경비가 모자라면 대부분 한인회장이 개인적으로 부족분을 충당했지만 현 한인회에서는 이같은 일을 기대할 수 없다”면서 “2만여 달러를 빌려도 2달도 사용하지 못할텐데 그 다음은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한인회의 2020년 상반기 수입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