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유튜브, 광고 홍수에 저질 광고까지

유튜브 속 도박·성인 사이트 광고에 이용자 ‘한숨’

“어린이도 보는데…수업시간에도 불쑥 등장한다”

유튜브가 광고 정책을 개편하고 ‘모든 영상’에 광고를 게재하고 있는 가운데 영상 속에 ‘성인물 사이트’나 ‘불법 토토사이트’ 광고가 여과 없이 송출되고 있어 이용자들의 반발이 빗발치고 있다.

구글은 지난 1일부터 개정된 유튜브 서비스 약관을 적용했다. 기존 유튜브는 구독자 1000명 이상, 동영상 시청 4000시간 이상인 채널에만 광고를 붙였다. 이젠 구독자가 1명인 채널의 영상에도 광고를 게재해 사실상 ‘모든 영상’에 광고가 노출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튜브 이용자들은 광고의 ‘양’은 늘어난 반면 ‘질’은 제자리걸음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유는 오래 전부터 지적되어 온 이른바 ‘저질 광고’가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대학생 신모씨(27)는 유튜브로 주식 관련 영상을 재생했다가 ‘사설 토토사이트’의 광고를 봤다. 해당 영상 속에는 “실시간 진행 중인 경기에 뱃(베팅)이 가능하다”면서, 영상 아래엔 ‘규정없는 놀이터’라는 이름의 오픈 카카오톡 링크가 첨부돼 있었다. 사설 토토는 불법 스포츠 도박을 일컫는 말이다. 신모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나올 법한 불법 토토 광고가 유튜브에서 나와 당황했다”면서 “유튜브 영향력에 비해 광고 질이 너무 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모씨(30)는 유튜브로 해외 팝송을 듣고 난 후에 ‘성인물 사이트’를 광고 영상을 다음 동영상으로 추천받았다. 해당 영상의 섬네일에는 성인 여성의 노출사진이 적나라하게 나타나 있었다. 최씨는 “유튜브로 음악을 듣다가 깜짝 놀랐다”며 “아이들도 보는 유튜브 광고 관리가 허술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유튜브 광고 뭐냐’가 하나의 키워드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해당 키워드와 함께 작성된 게시물에는 △성인광고 △도박사이트 △선정적인 광고 △저작권 위반 광고 등의 사례가 줄을 잇는다. 한 이용자는 “줌으로 화상수업할때 선생님이 유튜브로 교육 관련 영상을 틀어주셨는데, 중간 광고로 야한 동영상이 나온 사건도 있었다”며 “선생님이 우리에게 미안하다며 사과했다”고 사연을 소개했다.

유튜브 속 선정적인 광고 영상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뉴스1문제는 유튜브의 광고 검토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데 있다. 유튜브 광고는 구글의 광고 정책인 ‘Google Ads’에 따라 AI와 담당 인력이 함께 검토한다. 이에 따르면 △성적인 콘텐츠 △도박 및 게임 △저작권 위반 등의 광고는 게시될 수 없다. 다만 하루에도 신규 광고가 수천 개씩 쏟아지는 상황에 담당 인력이 일일이 검토하기엔 한계가 크다. 심지어 유튜브 “영업일 기준 1일 이내에 검토가 완료된다”고 설명한다.

결국 유튜브 광고 검토는 AI(인공지능)의 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유튜브엔 AI의 빈틈을 노린 ‘꼼수 광고’가 넘쳐난다. 유튜브는 ‘특정 신체부위의 노출’ 및 ‘선정적인 자세를 취한 모델’이 등장하는 광고는 게재될 수 없다고 명시하면, 광고업자들은 특정 신체부위만 모자이크로 가리는 등의 편법으로 광고 검열을 피해가는 것이다.

이와 같은 지적에 대해 유튜브 관계자는 “사용자들은 광고가 정책을 위반했다고 판단할 경우 신고할 수 있으며, 신고된 광고에 대해서는 유튜브 팀에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튜브 속 선정적인 광고 영상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뉴스1관계 당국도 유튜브 광고까지 관리하기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사실 유튜브 광고가 어떤 법의 적용을 받아야 하는지 단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원칙적으로 유튜브에서 광고주를 모집할 때 자체 기준으로 필터를 하는 사업자 자율 규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용자들의 신고가 있으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할 수는 있다”면서도 “다만 해외에 서버를 둔 광고사업자거나, 불법 사이트의 경우 연락이 제대로 닿지 않는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선을 넘는 유튜브 광고에 이용자들 사이에선 ‘유튜브 광고 없애는 앱’이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 다만 ‘유튜브 프리미엄’을 제외하고 시중에 유통되는 모든 광고 제거 서비스는 사실상 모두 ‘불법’이다.

한 미디어 업계관계자는 “유튜브 조직이 워낙 규모가 크다보니 영상에 적용되는 광고를 면밀하게 검토하기 어려울 것이다”면서 “유튜브에서 광고 신고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 또한 ‘사후 처리’ 방식이라 불편을 겪는 이용자는 꾸준히 나타날 것이다”고 설명했다./뉴스1

유튜브 속 선정적인 광고 영상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