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피한 총영사”…성희롱 의혹으로 사실상 경질

권원직 시애틀 총영사 귀임 발령, 1일 귀국…총영사직 박탈

부하 여직원에 대해 성희롱 발언을 하고 출장중 골프 등을 쳤다는 의혹으로 징계를 기다려왔던 권원직 시애틀총영사가 사실상 경질돼 1일 한국으로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본보 제휴 매체인 시애틀N에 따르면 한국 외교부는 한국시간 2일자로 권 총영사에 대해 본부 ‘귀임’ 발령을 냈다. ‘귀임’은 시애틀총영사직을 그만 두고 한국으로 복귀하도록 발령을 낸 것으로 사실상 경질이라고 할 수 있다.

시애틀총영사가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려 임기 1년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조치에 따라 권 총영사는 1일 낮 항공편을 이용해 한국으로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총영사는 지난 5월말 워싱턴주 밴쿠버와 오리건주 포틀랜드 출장 당시를 포함해 총영사관 등에서 피해 여직원에게 수차례에 걸쳐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언행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특히 권 총영사는 출장 과정에서 또 다른 부하직원을 시켜 한인회 관계자들에게 골프 접대를 유도하는 등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권 총영사의 성비위와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탄원이 접수된 뒤 외교부 감사국장과 검사 출신의 감사 담당자가 지난 6월 시애틀 현지를 찾아 권 총영사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고, 이같은 감사결과를 바탕으로 외교부는 권 총영사의 비위를 최종 확인했다.

외교부는 올해 강화된 ‘성희롱ㆍ성폭력 예방 및 처리 지침’에 따라 지난 6월 가해자인 권 총영사와 피해자간 물리적인 분리를 위해 권 총영사를 총영사관에 출근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이에 따라 권 총영사는 우드웨이에 있는 총영사관저에 5개월이상 머물며 안현상 부총영사와 연락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해왔다.

외교부는 외부인사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 7월말 성희롱심의위원회를 열어 권 총영사의 행위가 성희롱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같은 판단에 따라 인사혁신처는 지난 10월말 권 총영사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었고, 외교부는 본부발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권 총영사는 1993년 외무고시에 합격한 뒤 주아프가니스탄 참사관, 대통령비서실 파견, 외교통상부 장관 비서관, 주필리핀 공사, 국무조정실 외교안보정책관 등을 역임한 뒤 지난해 12월 제16대 시애틀총영사로 부임했다.

권원직 총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