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인 존재, 이동통신 전파로 선진 외계문명에 노출

우주서 본 이동통신 전파 분석…강력한 광대역 시스템으로 가능성 커져

이동통신 송신탑 전파
이동통신 송신탑 전파 [Oxford University Press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지구에서 약 6광년 떨어진 바너드별(Barnard’s star)과 같은 가까운 항성을 도는 행성에 첨단기술 문명을 가진 외계인이 산다면 지구에서 삐져나오는 이동통신의 전파 신호로 인류의 존재를 파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4일 나왔다.

영국 맨체스터대학교와 ‘지적외계생명체탐사(SETI) 연구소’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조드렐 뱅크 천체물리학센터’의 마이클 개릿 소장이 이끄는 모리셔스대학과의 공동 연구팀은 이동통신 송신탑(mobile tower)의 전파가 외계 문명에 어떻게 포착되는지를 컴퓨터 모델을 만들어 분석한 결과를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보'(MNRAS)에 발표했다.

이 컴퓨터 모델은 이동통신 송신탑 위치 자료를 토대로 지구 표면을 격자로 나눈 뒤 지구의 자전까지 감안해 HD 95735와 바너드별, 센타우루스자리 알파별 등 세 방향에서 지구의 전파량을 측정했다.

현재 조종이 가능한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으로 꼽히는 지름 100m짜리 ‘그린 뱅크 망원경’을 활용할 정도의 기술력을 가진 외계 문명은 지구에서 10광년 안에 있다고 해도 인류가 만들어낸 전파를 잡아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조종 가능한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그린 뱅크 망원경'
조종 가능한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그린 뱅크 망원경’ [NRAO/AUI/NSF – https://public.nrao.edu/gallery/green-bank-telescope/ 제공/ /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외계 첨단 문명이 더 성능이 뛰어난 전파 포착 시스템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지구에서도 더 강력한 광대역 시스템을 향해 나아가고 있어 지구인이 외계문명에 노출될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강력한 전파를 쏘는 TV와 라디오 송신탑은 줄어들었지만, 대신 이동통신 시스템이 크게 늘어났다면서 이들 시스템이 개별적으로 송신하는 전파는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수십억대에 달하는 장치에서 나오는 총량은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개릿 교수는 “지구는 전자기파 스펙트럼의 전파 영역에서 이미 비정상적으로 밝으며 지금의 추세가 이어지면 제대로 된 기술을 가진 외계문명이라면 쉽게 포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모리셔스대학의 날리니 히랄랄-이수르 부교수는 “케플러나 테스(TESS),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등을 통해 외계행성의 특성에 관해 매일 더 많이 알아가고 있다”면서 “다른 행성에 첨단 외계문명이 존재할 모든 가능성이 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지구에서 나오는 인간이 만든 전파를 포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연구팀은 군이나 민간 레이더, 신형 디지털방송시스템, 와이파이 네트워크, 스타링크 등과 같은 지구궤도의 위성 군단 등 지구에서 전파를 만들어내는 다른 전파원으로도 연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구 저궤도의 위성은 2020년대 말께 1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