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거주 콜 앨런, 기차로 대륙 횡단해 호텔 체크인…산탄총·권총·흉기 소지
지난 25일 밤 워싱턴 D.C.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발생한 백악관 출입기자단 협회(WHCA) 연례 만찬 총격 사건의 전말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용의자 콜 토마스 앨런(31)은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을 표적으로 삼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사전에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26일 연방법원에 기소될 예정이다.
◇ 사건 경위
사건은 25일 오후 8시 30분이 조금 지난 시각에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JD 밴스 부통령, 내각 인사 다수가 착석해 샐러드 코스가 제공되던 시각, 앨런은 호텔 주 보안 검색 구역을 향해 돌진했다.
비밀경호국 요원이 “총격 발생”을 외쳤으며 총을 뽑은 요원들이 무대를 향해 달려갔다. 볼룸 안의 수백 명 참석자들은 테이블 아래로 몸을 피했다.
앨런은 산탄총, 권총, 다수의 흉기로 무장하고 있었다. 방탄조끼를 착용한 비밀경호국 요원 1명이 총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앨런은 보안 경계선 인근에서 법집행 요원들에 의해 제압돼 체포됐다. 자원봉사자 헬렌 마버스는 앨런이 바 카트가 보관된 비보안 공간에서 가방에서 긴 무기를 꺼내 조립했다고 진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피 중 요원들의 만류에도 현장 상황을 직접 보려 했다고 밝혔다.
그는 CBS ’60분’과의 인터뷰에서 “요원들이 몸을 낮추라고 간청했고 결국 멜라니아와 함께 바닥에 완전히 엎드렸다”며 “몇 번 이런 상황을 겪어봤지만 아내에게는 처음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침착했다”고 밝혔다.
◇ 범행 성명 내용
사법 당국이 확보해 NYT 등에 공유한 약 1000단어 분량의 성명에는 앨런의 범행 의도가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다.
“나는 미합중국 시민이다. 내 대표자들의 행동은 나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지 않으면서도 “반역자가 그의 범죄로 내 손을 더럽히도록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민자 수용시설 내 학대 의혹, 카리브해와 동태평양의 선박 공격, 이란 초등학교 폭격 등을 언급하며 이를 방관하는 것은 “기독교적 행동이 아니라 억압자의 공범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표적 우선순위도 명시됐다. “행정부 고위 인사들(패틀 제외)이 표적이며 직급 순으로 우선한다”고 기술했다. 카시 패틀 FBI 국장을 제외한 이유는 성명에 설명되지 않았다.
비밀경호국은 “필요한 경우에만 표적”, 호텔 직원과 일반 투숙객은 “표적이 아님”이라고 명시했다. 성명에는 가족, 학생, 지인들에 대한 사과와 감사 인사도 포함됐다.
성명은 공격 직전 가족들에게도 전송됐다. 앨런의 남동생은 코네티컷주 경찰에 이 성명을 신고했으며 비밀경호국은 메릴랜드주 록빌에 거주하는 앨런의 여동생을 면담했다.
여동생은 오빠가 “과격한 발언을 하는 경향이 있었고 오늘날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언가’를 할 계획을 언급했다”고 진술했다.
◇ 용의자는 누구인가
앨런은 캘리포니아공과대학(칼텍)에서 기계공학 학사,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도밍게스힐스에서 컴퓨터공학 석사를 취득한 고학력자다.
칼텍 재학 당시 기독교 학생 동아리와 너프건 동아리에서 활동했으며 링크드인에 스스로를 “학위로는 기계공학자이자 컴퓨터 과학자, 경험으로는 독립 게임 개발자, 태어날 때부터 교사”라고 소개했다.
최근 6년간 대입 컨설팅·시험 준비 서비스 업체 C2 에듀케이션에서 강사로 근무했으며 2024년에는 이 회사 페이스북 페이지에 이달의 교사로 소개됐다. C2 에듀케이션은 애틀랜타 출신 한인 데이비드 김이 창립한 업체다.
2024년 연방 선거자금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대선에서 카말라 해리스 지지 민주당 정치행동위원회에 25달러를 기부했다.
토런스 지역 고교생 가정교사들을 담당했던 맥스 해리스는 “완전히 평범한 사람처럼 보였다. 이런 일을 할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도밍게스힐스 대학원 시절 지도교수 빈 탕 교수는 “항상 강의실 맨 앞줄에 앉았고 수업에 집중했으며 과제 관련 이메일을 자주 보내는 성실한 학생이었다. 이 소식을 접하고 매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앨런은 기차로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카고, 시카고에서 워싱턴 D.C.까지 대륙을 횡단한 후 행사 1~2일 전 워싱턴 힐튼 호텔에 체크인했다.
그는 성명에서 산탄총을 소지한 채 호텔에 체크인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스스로 놀랐다고 기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기는 부모 몰래 부모의 집에 보관해왔으며 정기적으로 사격장에서 훈련했다고 여동생이 진술했다.
◇ 수사와 기소 현황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권한대행은 NBC ‘밋 더 프레스’에서 “행정부 관계자들을 표적으로 삼으려 했으며 대통령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동기에 대한 이해가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진 피로 워싱턴 D.C. 연방검사는 범행 중 총기 사용 및 연방 요원 위험 폭행 혐의 2건을 예비 기소했으며 수사가 진행되면서 추가 기소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피로 검사는 26일 연방법원에서 앨런의 기소인부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 후속 상황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 재개최를 촉구하면서 “미친 사람 하나 때문에 행사 자체가 취소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30일 이내 재개최와 백악관 새 볼룸으로의 장소 변경을 제안했다.
WHCA 이사회는 조만간 회의를 열어 올해 취소된 행사의 진행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가 열린 워싱턴 힐튼은 1981년 존 힝클리 주니어가 레이건 전 대통령 암살을 시도한 호텔 바깥에 위치한 곳이다.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미국 국빈 방문은 예정대로 26일부터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