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상원 결선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전세계 투자자들 결과 주목…정치 불확실성은 일단 종료

주식시장은 공화당 승리 기대…누가 이겨도 달러는 약세

베팅 사이트 “공화당이 1석 이라도 이길 확률 53% 예상”

전세계 투자자들이 미국 조지아주 상원 결선 결과에 이토록 매달리는 이유는 뭘까. 5일 조지아주 상원 결선을 끝으로 지난해 11월 3일 치러진 대통령과 의회 선거가 마무리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정치 불확실성이 진짜 일단락나는 것이다.

민주당이 이 곳에 걸린 상원 2석을 모두 가져가면 상원의 다수당이 된다. 그러면 증시가 그동안 외면했던 ‘블루웨이브'(파란 물결)는 현실이 된다. 하지만 공화당은 전통적 텃밭인 조지아주 지키기에 총력을 다하며 최근 여론조사상 근소한 차이로 민주당을 앞서고 있다.

상원을 민주당이 가져가면 달러는 더 떨어지고 국채금리는 오를 수 있다. 반면 공화당이 계속 상원을 장악하면 증시가 더 오를 수 있다. 조지아주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2달 넘게 이어진 미국의 정치 불확실성이 일단락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자본시장 전반에 안도감이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로이터 통신이 조지아주 선거를 투자자 관점에서 살펴본 4문4답을 정리해봤다.

◇ 왜 중요한가?

공화당이 조지아주에서 최소 1개의 상원 의석을 확보하면 다수당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2석을 모두 차지하면 상원 의석을 공화당과 똑같이 50석을 가져간다. 미 상원은 100석이고 동률이 되면 당연직으로 상원의장을 맡는 민주당의 캐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게 된다.

그러면 민주당이 재정부양을 확대하고 인프라(사회기반시설) 지출을 늘리기 위해 증세를 추진할 동력이 커진다. 바이든 당선인은 법인세율을 21%에서 28%로 높이고 2조달러를 인프라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달 극적으로 타결된 8920억달러의 구제안에 대해 더 규모가 큰 부양안을 위한 일종의 ‘착수금'(downpayment)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해도 의회가 전폭적으로 추가 부양안을 승인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해도 공화당과 1석 차이에 불과하다. 또, 조지아주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텃밭으로 최근 여론조사상 오차범위 내이지만 공화당이 민주당을 앞서고 있다.

◇ 뉴욕 증시는?

뉴욕 증시는 조지아주 선거를 하루 앞둔 새해 첫 거래일 1% 넘게 급락했다. 월가 공포를 보여주는 변동성 지수는 지난 11월 대선 이후 최고로 높아졌다.

한 애널리스트는 “S&P500 옵션을 보면 앞으로 한 달 동안 변동성이 커질 것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아주 결과가 대선처럼 지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선거 당일 도착하는 우편 투표물을 개봉해 서명을 확인해 실제 개표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고, 재검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달 전 조지아주의 대선 개표과정이 반복될 수 있다는 얘기다.

베팅사이트 ‘프리딕트잇(PredictIt)’에서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할 확률은 2주 전 25%에서 48%로 높아졌다.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은 지난해 12월 말 76%에서 53%로 내려왔다.

◇ 공화당 이기면? :

공화당이 조지아주에 걸린 2석을 모두 차지하면 뉴욕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할 필요성도 줄어들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말했다. 민주당이 정권교체로 정책 전환을 추진해도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 막히고 추가 부양의 규모도 커지기는 힘들다.

오안다증권의 에드워드 모야 시니어 마켓애널리스트는 공화당이 1석만 차지해도 상원을 계속 장악하고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야할 위험은 크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견제는 부양안 규모를 제한하고 국채 금리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로이터는 예상했다.

달러는 추가 하락압박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다. 미 정부 지출이 더 커지지 않고 세금인상 위험이 줄면서 달러에 가해지는 하방 압력이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조지아주 결과와 무관하게 달러는 약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전망했다.

◇ 민주당 이기면?

블루웨이브는 은행, 기술, 에너지 업종에 규제 강화를 의미한다고 모야 애널리스트는 평가했다. 법인세 인상으로 주가가 내려갈 수 있다고도 봤다.

하지만 1석 차이로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에서 법인세 인상폭은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추가 부양이 커져서 주가에는 상승재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제프리즈의 크리스 우드 애널리스트는 상원을 민주당이 장악하면 초완화적 통화정책과 더불어 미 국채가격과 달러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부양이 커질 수록 재무부는 더 많은 국채를 발행해 가격은 내려가고 금리는 올라간다. 달러는 불어나는 정부지출에 더 떨어질 수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면 달러는 더 떨어질 수 있다”며 “결국 세금이 올라 성장을 방해하고 적자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왼쪽)과 트럼프 대통령 [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