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누구…극우 목사서 방역 걸림돌로

확진자 폭증 사랑제일교회 담임…1983년 개척교회 설립

2000년대 거리로 진출…한기총 회장 연임 후 구속, 보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수도권 교회를 중심으로 급속히 재확산하면서 집단 전파의 고리 역할을 한 사랑제일교회와 전광훈 담임목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0시부터 16일 정오까지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 교회 신도는 무려 249명에 달한다.

교회의 방역 책임자로 볼 수 있는 전씨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도 실패한 방역 책임에 고개를 숙이기는커녕 집단 감염이 “외부 바이러스 테러에 의한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펴고 있다.

특히 스스로가 자가격리 대상임에도 이를 어긴 채 15일 광화문 거리집회에 연사로 참여하는 등 방역 당국의 노력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는 16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전씨를 고발했다. 지난 2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풀려난 전씨 보석을 취소하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개신교계에 따르면 1956년 경북 의성 출신인 전씨는 1980년대 초중반 목회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도사 때인 1983년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에 소규모 개척교회인 사랑제일교회를 세웠다. 10여년만인 1995년 서울 성북구 장위동으로 이사해 새롭게 자리를 잡았다. 지난 20여년을 두고 교회는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사랑제일교회 외에 청교도영성훈련원을 운영하며 전국 목회자 대상으로 기도회와 세미나 등을 열어 이름을 알렸다.

전씨는 2014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한 교단의 총회장이 되며 다른 교단과 통합을 추진했으나 이는 오히려 내분으로 이어졌다. 그는 이로 인해 2019년 해당 교단에서 제명됐다. 전씨 측은 자신을 제명한 교단의 허위 주장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2018년 교계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에 당선됐다. 한기총 이름을 내걸고서 각종 정치 행사를 열어 교계 일각에서 비판이 거셌다. 올해 1월 회장 연임에 성공했으나 다음 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가 50여일 뒤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는 한기총 대표회장으로서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전씨가 교회 담장을 넘어 대중에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 거리집회에 나서면서부터다. 이후 선거판에 본격 뛰어들었다. 2012년 총선을 앞두고 기독자유민주당 창당을 주도했다. 4년 뒤 2016년 총선에서는 기독자유당이라는 이름으로 2.63%의 득표율을 거뒀다.

올해 21대 총선에서는 첫 비례대표 탄생을 바랐으나 실패했다.

극우 개신교계 인사로 분류돼온 전씨가 대중에 크게 각인된 계기는 ‘막말’이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청와대 분수대 앞 집회에서 향후 10년 대한민국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하며 “나는 하나님 보좌를 딱 잡고 살아.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는 발언을 늘어놨다.

이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교계에서 신성모독, 이단 논란이 제기됐다.

그는 현 정부 들어 문재인 대통령 하야 주장을 가장 많이 펴 온 인물 중 하나다. 거리 집회 등에서 욕설을 섞어가며 펴는 반정부 선동전은 익히 알려져 있다.

그를 둘러싸고는 학력 위조 의혹도 제기된다.

전씨는 광운공고를 졸업한 후 1978년 대한신학교(현 안양대 전신)에 입학했다고 알려져 있다. 1984년 신학교를 마친 2년 뒤 목사 안수를 받았고, 2000년 안양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계 시민단체인 평화나무는 그가 실제 신학교에서 공부한 흔적이 없으며, 목사 안수증도 위조된 것으로 의심된다며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전 목사는 장위10구역 재개발 지역 안에 있는 사랑제일교회 철거 문제로 서울시, 재개발조합 등과 갈등을 빚어왔다.

전 목사 측은 교인 감소와 재정손실, 새로운 교회를 짓기 위한 건축비 등의 명목으로 500억대 보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보상금으로 82억원을 제시해 큰 격차를 보였다.

조합은 여러 번 교회 철거에 나섰으나 신도들의 물리적인 반대로 무산됐다.

전 목사 측은 사랑제일교회의 대안 시설로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아카데미하우스 매입을 시도했던 것으로 최근 확인돼 논란이 됐다.

아카데미하우스는 1960∼70년대 민주화운동과 에큐메니컬(교회 일치) 운동의 구심점으로 평가된다.

이 시설을 소유해온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의 육순종 총회장은 최근 연합뉴스 전화 통화에서 “아카데미하우스는 과거 한국 사회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플랫폼으로 기여했다”며 “극우 기독교를 대표하는 이에게 매각할 경우 어떤 일을 벌일지 어떻게 아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정체성이 맞지 않는다고 본다. 돈을 많이 준다고 해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

서울 광화문 집회에서 특정 정당 지지를 호소한 혐의를 받는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