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부, 환율관찰대상국에 한국 유지

트럼프 행정부 마지막 환율보고서…중국도 그대로 포함

한국, 3가지 요건 중 대미무역 흑자·경상수지 흑자 해당

연방 재무부는 16일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 명단에 유지했다.

올해 초 환율조작국에서 해제돼 관찰대상국이 된 중국도 그대로 명단에 남았다. 스위스와 베트남은 환율조작국에 추가됐다.

재무부는 이날 ‘주요 교역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정책 보고서'(환율보고서)를 내고 중국과 일본, 한국, 독일, 이탈리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만, 태국, 인도 등 10개국이 관찰대상국이라고 발표했다.

한국이 이번에도 관찰대상국 명단에서 빠지지 않은 것이다.

관찰대상국 판단 기준은 ▲지난 1년간 200억달러 초과의 현저한 대미 무역 흑자 ▲국내총생산(GDP)의 2%를 초과하는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 ▲12개월간 GDP의 2%를 초과하는 외환을 순매수하는 지속적·일방적인 외환시장 개입 등 3가지다. 3가지 중 2가지를 충족하거나 대미 무역흑자 규모 및 비중이 과다하면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된다.

한국은 이번에도 대미무역 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부문에서 관찰대상국 기준에 해당했다.

재무부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GDP의 3.5%이고 대미 무역흑자가 줄어들기는 했으나 200억 달러를 넘는다고 설명했다.

중국도 관찰대상국에 남았다. 미국은 2019년 8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전격 지정했다가 올해 초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 서명 이틀 전에 해제했다.

재무부는 보도자료에서 “미국은 중국에 환율 관리에 있어 투명성을 제고하라고 촉구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스위스와 베트남은 이번에 환율조작국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관찰대상국 중에는 대만, 태국, 인도가 새로 추가됐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스위스와 베트남을 거명하며 “재무부는 오늘 미국인 노동자와 기업의 성장과 기회를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0월 베트남의 환율조작 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은 해당국에 시정을 요구하다 1년이 지나도 개선되지 않으면 미 기업 투자 제한 등 제재에 나설 수 있다. 관찰대상국은 미 재무부의 지속적 감시를 받게 된다.

이번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내는 마지막 환율보고서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 이번 보고서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측과의 협의 없이 작성됐으며 재닛 옐런 재무장관 내정자가 취임하면 내년 4월 예정된 첫 환율보고서에서 평가결과에 수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재무부는 이번 보고서가 올해 6월까지 1년간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환율보고서는 반기 보고서라 대개 4월과 10월께 나오는데 작년 하반기 보고서가 올해 1월에 나왔고 올해 상반기 보고서는 나오지 않았다. 이번에는 하반기 보고서가 12월에 나온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재무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응하느라 올해 1월 이후 보고서를 내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