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민주 전당대회 연설 샘 박 의원

조지아주 유일 한인 주의원 “미래 세대 위해 장벽 깨겠다”

‘라이징스타 17인’ 합동기조연설 발탁…이민2세·성소수자

“몇 주전 바이든 캠프에서 연락을 받았을 때 처음에는 농담(joke)인 줄 알았습니다. 무척이나 놀랐고 영광스러웠으며 흥분됐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계 이민 2세 샘 박(한국명 박의진·34·101 선거구) 조지아주 하원의원은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이틀차인 18일 ‘라이징 스타’ 17인의 한명으로 선정돼 합동 기조연설자로 나서게 된 데 대한 ‘감격’을 이같이 표현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롯한 거물급 인사들의 연설에 앞선 순서로, 신인이라면 누구든 오르고 싶은 선망의 무대여서다.

그는 2016년 첫 선거 때부터 성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성 소수자기도 하다.

그는 17일 “11월 대선에서 우리가 직면한 나라의 도전과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좋은 리더십 선출이 필요하다”면서 “내가 직면한 도전과제들에도 불구, 미래 세대를 위해 장벽들을 계속 부숴가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의원과의 인터뷰.

▷’라이징 스타’ 17인으로 어떻게 선정됐나.

“별도의 신청 절차는 없었다. 젊은 층과 아시아계 미국인, 그리고 다른 소수집단 지역사회로 하여금 정치과정에 참여하고 투표를 통해 힘을 보이도록 독려하는 나의 활동을 평가한 게 아닌가 싶다.

2016년 3선 공화당 현역 의원을 꺾고 조지아주의회에서 첫번째 아시아계 미국인 민주당 의원으로 당선된 것, 조지아주의회의 첫 공개적 성 소수자 의원이라는 점 등이 고려되지 않았나 싶다.

▷ 연설 주제는.

“다른 16명과 무대를 함께 하며 좋은 지도자들이 우리 모두에게 얼마나 중요한지에 관해 이야기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 대선 전망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물리칠 것으로 전적으로 믿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다. 무능하고 부패했으며 반민주적이다.

그의 실패한 리더십으로 인해 약 17만명의 미국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사망했고 경제는 곤두박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봐온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심한 인종차별주의자이자 반(反)이민적 인사이다. 미국 국민을 치유하고 통합하기보다 분열시키고 있다. 우리가 직면한 나라의 도전과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좋은 리더십이 필요하다.”

▷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 첫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가 된데 대한 평가는.

“해리스는 첫 아시아계 부통령 후보이기도 하다. 다음 세대가 부상하기 시작하는 가운데 해리스는 미국의 새로운 얼굴을 대표한다. 미국이 인종과 민족성, 성별, 또는 누구를 사랑하는지와 관계없이 미국적 가치와 자유·정의에 대한 추구에 의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미래에 대한 가능성에 나는 매우 흥분되고 낙관적이다.”

▷ 2017년 8월 북한과의 극한 대치를 더 악화하지 말라는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일에 동참했는데 미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견해는.

“전문가의 목소리를 듣고 이 도전의 복잡성을 이해하며 한반도 평화를 증진할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계획을 이행하도록 세계의 지도자들을 한데 모으는 진짜 리더십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현안을 다루는 방식은 매우 실망스럽고 당황스럽다.

트럼프는 자신의 이득을 위한 사진찍기용으로 김정은과 같은 독재자를 칭찬하고 가깝게 지내면서 오랜 미국의 동맹이자 민주주의 모델인 한국에 대해서는 전체 역내 평화를 지키는데 기여하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더 내라고 요구하며 비난하고 있다. 바이든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유색인종으로서, 그리고 성소수자로서 미국에서 정치를 하는데 있어 장벽은 없나.

“젊은이, 공개적 성소수자,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내가 직면한 도전과제에도 불구, 미국에서는 얼굴색이나 누구를 사랑하는지가 아닌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그 내용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음 세대에게 보여주기 위해 장벽들을 깨나가는 것이 나에게는 중요하다.

나는 또한 나의 한국적 유산이 엄청나게 자랑스럽다. 다른 한국계 미국인들이 장벽을 깨고 다음 세대를 위한 길을 닦는 차원에서 공직에 출마할 수 있도록 독려해나가고 싶다.

◇ 샘 박 의원은?

올해 34세인 샘 박 의원은 2016년 11월 선거에서 3선의 현역 공화당 후보와 맞붙어 이기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조지아 주의회 내 첫 공개적 성소수자 의원이며 당선 당시 민주당 내에서 조지아주 의회의 첫 아시아계였다.

애틀랜타에서 태어났으며 한국전 피난민의 손자이기도 하다.

2012년 에이브럼스 전 하원의원의 인턴을 하기도 했다. 어머니가 암 진단을 받고 전국민건강보험법(ACA·오바마케어) 혜택으로 치료를 받은 것을 계기로 의료보험 접근권의 중요성을 깨달으며 출마를 결심했다고 한다.

앞서 2016년 대선 때에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한국계 미국인 모임’의 한인의사 리사 신이 공화당의 클리블랜드 전당대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찬조 연사로 나선 바 있다.

17인의 ‘라이징 스타’에는 다양한 이력과 인종 출신의 시장과 연방 하원의원, 주 상원의원 및 하원의원 등이 선정됐다. 페루 이민자 출신이자 성소수자인 로버트 가르시아 캘리포니아주 롱비치 시장, 최연소 시장 기록을 세운 39세의 랜달 우드핀 앨라배마주 버밍엄 시장, 코너 램(펜실베이니아)·브렌던 보일(펜실베이니아)·콜린 올레드(텍사스) 연방 하원의원, 미국 인디언 원주민 나바호 자치구의 조너선 네즈 대표 등이 포함됐다.

샘 박 조지아주 하원의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