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시위 주도한 한인 여고생, 청구서 ‘폭탄

에밀리 길양, 지난달 뉴저지주 소도시서 평화집회 조직

시위 후 시청측 2500불 청구서 보내…시장이 취소해 줘

인종차별에 항의하기 위해 평화적인 시위를 조직해 주도했던 뉴저지주의 한 한인 여고생이 시청으로부터 경찰력 사용에 대한 청구서를 받아 전국적인 논란이 되고 있다.

30일 CBS 뉴스에 따르면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기술고교를 최근 졸업한 에밀리 길(18)양은 최근 잉글우드 클리프스시의 마리오 크란작 시장이 발송한 2500달러의 청구서를 받았다.

지난달 25일 길양이 주도해 열린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에 동원된 경찰관들의 초과수당을 길양에게 청구한 것이다.

뉴저지 한인동포회관(KCC)에서 차세대네트워크(YPN) 조직을 위해 펀드레이징 자원봉사를 하는 등 커뮤니티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길양은 지난 6월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인종차별 철폐시위에 감동을 받아 잉글우드 클리프스시와 협의해 직접 집회를 조직했다. 당시 길양은 직접 지역 정치인들의 협조를 구했고 심지어 경찰서장과 시위대 이동경로 등에 대한 협의까지 담당했다.

이러한 길양의 노력으로 지난달 25일 집회가 열렸고 90분간 진행된 이 행사는 아무런 문제없이 평화적으로 마무리됐다. 특히 이 행사에서 길양은 그동안 지역사회의 고질적 병폐라고 생각했던 저소득층 주택 부족 문제를 제기해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며칠뒤 우편함에서 시청측이 보낸 청구서를 받아든 길양은 충격을 받았다. 길양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수정헌법 1조에 보장된 집회의 자유를 행사하는데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통지서였다”면서 “시청과 일부 주민들이 싫어하는 저소득층 주택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크란작 시장은 CBS뉴스에 “시의 조례에 따라 사적인 집회에 경찰 등 인력이 투입되면 자동으로 청구서가 발송된다”고 해명한 뒤 “길양에게 보낸 청구서는 시장 직권으로 무효 처리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수십년만에 처음으로 주택문제 해결을 위해 싸우고 있는 시장이며 길양의 문제제기를 오히려 환영한다”면서 “우리는 주민들이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고 평화적인 집회를 갖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밀리 길양/CBS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