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 변호사, 조지아주에 ‘선거사기’ 소송

극단적 주장으로 트럼프 법률팀에서 배제된 시드니 파월

조지아·미시간서 불복 싸움 계속…소장에 오타 많아 조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법률고문으로 위촉됐다가 근거 없는 음모론을 제기해 법무팀에서 배제된 변호사가 경합주인 조지아와 미시간에서 대규모 선거 사기를 주장하며 대선 불복 소송을 냈다.

2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드니 파월 변호사는 전날 늦게 조지아와 미시간주에서 투표기, 우편투표 등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일부 투표용지가 위조됐으며 참관인이 개표 집계를 지켜볼 수 없었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파월은 최근까지 트럼프 대통령 법률고문으로 활동했지만, 대선과 관련해 민주당의 방대한 음모에 따른 부정행위를 주장했다가 이번 주 법무팀에서 쫓겨났다.

파월 변호사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을 둘러싼 가장 극단적인 음모론을 밀어붙인 인물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파월은 지난 19일 트럼프 캠프의 법률 대응을 지휘하는 루디 줄리아니 변호사와 함께 법무팀 기자회견에 나와 대선 음모론을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트윗에서 파월을 개인 변호사 중 한 명으로 소개했다.

파월은 개표기를 만든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스’가 민주당 측에 편향적이며 투표기에 2013년 숨진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지시로 베네수엘라에서 만든 소프트웨어가 사용됐다면서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수백만 표가 상대방에게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극단적 음모론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자 줄리아니는 성명을 내고 파월은 트럼프 법무팀의 일원이 아니며 대통령 개인 변호사도 아니라고 거리를 뒀다.

파월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사면을 발표한 ‘러시아 스캔들’ 연루 인물인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변호인이기도 하다.

한편 파월이 낸 소장에는 법원 관할구역을 표시하는 단어(DISTRICT)에 중복된 철자나 다른 철자(DISTRICCT, DISTRCOICT) 등 오타가 난무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의 유권자 사기 및 부정행위에 대한 수많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선거 결과를 바꿀 광범위한 문제에 대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캠프 법률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시드니 파월 변호사(가운데)와 루디 줄리아니 변호사(왼쪽) [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