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트럼프는 날 샜다”…바이든 정책 주목

투자 큰손들 “올 대선 민주 후보 승리” 전망 기울어

최근 증시 침체, 법인세·부자 증세공약 반영 분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패색이 짙어지면서 월가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당선에 대비하고 있다고 CNBC가 26일 보도했다. 월가 금융업자들과 애널리스트, 로비스트, 변호사, 정치 자문들에 따르면 특히 업계는 바이든 후보의 증세를 우려하고 있었다.

◇ 몇달 사이 바이든 당선 예상 많아져

투자자 겸 자선가인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몇 달 전엔 많은 투자자 친구들이 경제 상황이 좋고 주식 등의 시장이 지속적으로 급등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이들은 생각을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대유행 후, 미국에서 수백만 명이 실업자가 되고, 금융 시장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는 “5개월 전 최상위 투자자 10명과 만찬을 함께 했다. 그땐 바이든이 이길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나뿐이었다”면서 “오늘 그 집단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해보면 50대 50이거나 바이든 쪽이 우세한 60대 40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로비스트는 자신의 월가 고객 중 50% 이상은 바이든이 트럼프를 이길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월가는 바이든이 대통령이 증세할까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부는 나중에 백악관에 줄을 댈 수 있도록 바이든 선거 캠프에 돈을 기부하고 있다.

◇ 월가 관심은 증세…민주당 상원 장악 예상도

골드만삭스 출신 애널리스트 조너선 하틀리는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 상승 후 전반적으로 월가의 가장 높은 관심은 세금”이라고 말했다.

금융자문사인 시그넘 글로벌은 고객들에게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승리하는 것은 물론 나중에 상원도 민주당 우세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 전반에서 세금이 오를 것이 확실하다고도 예상했다. 하지만 한 월가 변호사는 공화당이 상원 다수를 유지할 것으로 보았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전국 단위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10퍼센트 포인트 이상 앞서가고 있다.

◇ 증세와 개발규제로 경제 위축될라

바이든 전 부통령은 법인세를 현재의 21%에서 28%로 올리겠다고 밝혀왔다. 40만 달러(약 4억8000만원) 이상을 버는 가구의 세금도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세제 관련 연구소인 텍스폴리시센터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의 세금 인상 계획으로 향후 10년 동안 세입이 4조 달러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 시장 분석가들은 바이든 전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앞지르고 있기 때문에 최근의 시장 침체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집권하면 투자자들이 미 경제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불안해한다는 의미다. 지난 24일 뉴욕 증시는 3% 가까이 하락했다.

팀 머토 트럼프 선거 캠프 대변인은 “바이든 전 부통령은 경제에 재앙이 될 것이며 모두가 그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더 높은 세금과 개발에 대한 대규모 규제로 코로나19로부터 경제가 회복될 가능성을 죽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와 바이든/연합뉴스TV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