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강아지 분양사기 기승

코로나19으로 수요늘자 사기 3배 급증

개 훔쳐서 달아나는 ‘도그내핑’도 늘어

코로나19 시대 ‘집콕’으로 반려동물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집 안에만 머물면서 외로움을 달랠 친구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인데,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분양을 받다 보니 그만큼 분양 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비영리 기구인 BBB(the Better Business Bureau)에 따르면 지난 2월 중순부터 7월 말까지 미국과 캐나다에서 보고된 반려동물 분양 사기는 총 2100여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00건보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에서도 7월 한달 동안 지난해의 두배인 1000여건의 분양 사기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호주 정부는 분양 사기를 주의하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하기까지 했다.

사기꾼들은 강아지 사진들과 가짜증명서를 동원해 웹사이트를 꾸미거나 온라인 벼룩시장 사이트에 가짜 게시물을 올리기도 한다. 분양을 원하는 사람으로부터 온라인으로 돈을 송금받은 뒤 잠적하는 방식이다.

분양사기 주의보를 발령했던 미시간주 검찰총장은 “이런 절도범들은 대부분 미국 밖에 있기 때문에 돈을 돌려받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사기업자들은 미국 도그쇼 우승견들의 사진을 무단 도용해 사용하기도 한다.

실제 분양 사기 사이트에서는 도그쇼 우승견인 ‘틸리’와 새끼들이 함께 찍은 사진을 종종 볼 수 있다. 퍼그 품종인 틸리와 그 가족은 글래머러스한 외모 때문에 ‘퍼그다시안’ 패밀리로도 불린다. ‘퍼그’와 ‘킴 카다시안’을 붙인 별명인데,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21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틸리의 주인인 로리 시로이스는 거의 매일 사람들이 사기 사이트를 보고 분양 문의를 해온다면서 “사람들이 사기를 당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진절머리가 난다”고 토로했다.

도난당한 반려견들을 판매하는 사기꾼들도 있다. 실제 코로나19 록다운(봉쇄)으로 반려견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른바 ‘도그내핑'(dognapping) 범죄도 늘었다.

애틀랜타 일대의 반려견 분양 업소를 대상으로 한 절도사건이 이어지고 있고 최근에는 애틀랜타 한 공원에서 권총으로 주인을 위협해 강아지를 빼앗아 달아나는 범죄도 발생했다. 심지어 분양 사기가 개인이 아닌 조직범죄 형태로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

반려동물 사기를 감시하는 사이트인 ‘펫스캠닷컴'(petscams.com)의 운영자 폴 브래디는 사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우선 판매자와 직접 화상 전화로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