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보너스 직원당 130만불씩 주던 회사가…

잘나가던 전자담배 제조업체 ‘쥴’, 시련의 계절’

이미 3분의1 줄인 인력 더 감축…11개국서 철수

유명 전자담배 제조사 쥴랩스가 추가로 인력을 감원하고 최대 11개 유럽·아시아 국가에서 철수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K.C. 크로스웨이트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사원들에게 인력을 줄여야 신상품 개발과 청소년 흡연 방지를 위한 기술 개발에 투자할 수 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구체적인 감원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쥴은 가향 전자담배와 부적절한 광고로 청소년 흡연을 부추긴다는 여론의 비판 속에 미 정부 당국의 집중 규제 대상이 됐다. 액상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도 불거졌다.

이에 따라 쥴은 최소 21세 이상 사용자만 피울 수 있는 전자담배 흡연장치를 개발해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WSJ이 전했다.

올해 들어 쥴은 종전 3000개의 일자리 중 3분의 1을 감축한 바 있다. 현재 인력 규모는 2200명이다.

아울러 쥴은 올해 상반기 한국, 오스트리아, 벨기에, 포르투갈, 스페인 시장에서 철수한 데 이어 추가로 아시아와 유럽 국가에서 발을 빼기로 했다.

이탈리아, 독일, 러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이 추가 철수 검토 대상국이다.

쥴의 구조조정은 미 정부의 집중 규제 속에 경영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호황을 누리던 쥴에게 시련이 찾아온 것이다. 쥴은 깜짝 매출과 실적으로 2019년 초반 직원 전원에게 1인당 평균 130만달러의 보너스를 제공해 화제를 모았었다.

지난 2018년 11월 75%에 달했던 쥴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최근 58%로 줄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 7월 12일∼8월 8일 쥴의 미국 소매점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급감했다.

그 사이 경쟁사인 레이놀즈 아메리카가 25세 이상 성인들을 겨냥한 마케팅으로 큰 성장을 이뤘고, 다른 일부 전자담배 업체들은 일반 담배 생산으로 사업을 변경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워싱턴DC의 한 가게에 진열된 쥴 전자담배 [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