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C 종이신문 종료·방송·온라인 재편 가속…지역 저널리즘 필요성은 여전
인터넷과 인공지능, 미디어 소비 방식의 변화가 애틀랜타 지역 언론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15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애틀랜타 저널-컨스티튜션(AJC)은 2025년 12월 31일자를 끝으로 종이신문 발행을 종료하고 디지털 매체로 완전히 전환했다.
AJC는 2002년 이미 인터넷이 신문 산업의 광고 수익과 구독 구조를 바꿀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으며, 20여 년이 지난 현재 그 예측이 현실이 됐다. AJC 발행인 겸 사장 앤드루 모스는 “전례 없는 산업적 혼란의 시기”라며 “과거에 머무를지, 미래를 전면적으로 받아들일지 선택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변화는 신문에 국한되지 않는다. 애틀랜타 지역 TV와 라디오 방송사들도 시청률과 청취율, 웹사이트 트래픽과 광고 수익 감소를 겪고 있다. 스트리밍과 소셜미디어 확산으로 시청자와 독자가 분산되면서 전통적인 뉴스 소비 구조가 약화되고 있다.
TV 방송사들은 대응에 나서고 있다. 애틀랜타 뉴스 퍼스트는 CBS와 제휴를 종료하고 독립 노선을 택했으며, 지역 뉴스 비중 확대와 스트리밍 채널을 도입했다. 11Alive, WSB-TV, Fox 5, CBS 애틀랜타 등도 스트리밍 서비스와 소셜미디어, 숏폼 영상에 주력하고 있다. 동시에 비용 절감도 병행되면서 Fox 5는 48년간 이어온 탐사보도팀을 해체했고, 전국적으로도 방송사 인력 감축이 이어지고 있다.
신문 산업의 위기는 장기적이다. 미국 신문 발행 부수는 2005년 이후 약 70% 감소했고, 광고 수익은 2005년 494억달러에서 2022년 98억달러로 급감했다. 검색 트래픽에 의존하던 구조도 한계에 봉착해, 최근 4년간 미국 상위 100개 신문사의 월간 페이지뷰는 45% 이상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 지역 뉴스 해법 모색 ‘러프 드래프트 애틀랜타’의 실험
이런 상황 속에서도 지역 사회에 뉴스를 전달할 지속 가능한 모델을 찾으려는 시도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애틀랜타 출신 사업가 키스 페퍼가 2020년 스프링스 퍼블리싱을 인수했을 당시, 업계 안팎에서는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았다. 당시 스프링스 퍼블리싱은 ‘리포터 뉴스페이퍼스’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던 지역 신문사의 모회사였다.
페퍼는 당시 애틀랜타 저널-컨스티튜션과의 인터뷰에서 “신문을 산다고 하면 친구들이 마치 머리가 두 개인 사람을 보는 것처럼 쳐다봤다”며 “친구들에게 ‘말렸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아무도 그러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디지털 마케팅과 기술 기업 분야에서 20년 이상 경력을 쌓아온 그에게, 애틀랜타 여러 지역에 배포되는 6개 지역 신문을 한꺼번에 떠안는 일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페퍼가 내세운 비전은 단순했다. 지역 주민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커뮤니티 뉴스를, 독자들이 있는 곳으로 직접 전달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그는 인쇄 신문의 가치를 유지하되, 디지털 역량에 대한 투자를 병행하는 전략을 택했다.
인수 후 5년이 지난 현재, 회사는 ‘러프 드래프트 애틀랜타’라는 이름으로 재편돼 멀티플랫폼 지역 언론으로 자리 잡았다. 러프 드래프트는 편집 인력을 두 배 이상 늘렸고, 정규직 급여 수준은 약 50% 인상했다. 프리랜서 예산은 3배로 확대해 콘텐츠 생산 기반을 강화했다.
사업 확장도 이어졌다. 터커 지역을 대상으로 한 신규 인쇄판을 추가했고, 애틀랜타의 대표적인 성소수자 매체인 ‘조지아 보이스(The Georgia Voice)’를 인수했다. 동시에 음식, 영화, 예술 등 도시 문화 전반에 대한 보도를 대폭 강화하며 독자층을 넓혔다.
디지털 부문에서는 뉴스레터가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러프 드래프트의 아침 뉴스레터는 약 44000명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평균 열람률은 48%로 업계 평균보다 약 13%포인트 높다. 최근에는 이 뉴스레터 콘텐츠를 60초 분량의 숏폼 영상으로 제작해 소셜미디어로 확장하는 실험도 시작했다.
이 같은 전략은 수치로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러프 드래프트의 2025년 매출은 전년 대비 20% 증가했으며, 회사 역사상 가장 실적이 좋았던 2016년의 매출을 넘어섰다. 특히 인쇄 매체는 여전히 핵심 수익원으로, 2025년 전체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러프 드래프트의 사례는 예외적인 성공으로 평가되지만, 지역 언론의 해법을 찾으려는 움직임은 이 회사만의 시도는 아니다. 노스웨스턴대 메딜 저널리즘 연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미국 전역에서 300곳이 넘는 뉴스 스타트업이 출범했으며, 이 중 약 80%는 디지털 기반 매체다. 애틀랜타에서도 캐노피 애틀랜타, 285 사우스 등 독립 지역 매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다만 성장의 길은 여전히 쉽지 않다. 페퍼는 지역 언론 사업의 구조적 어려움을 인정하며 신중한 확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지역 미디어에서 지속 가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며 “끊임없이 독자와의 관계를 쌓아가야 하고, 그 관계를 어떻게 수익으로 연결할지 계속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영방송도 재정 압박을 받고 있다. 연방의회는 공영방송공사(CPB) 예산 11억달러를 삭감했으며, 이로 인해 애틀랜타의 WABE 등도 영향을 받았다. WABE는 기부를 통해 160만달러를 확보했지만, 향후 재정 적자는 남아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지역 언론의 형태는 변하더라도 필요성 자체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노스웨스턴대 메딜 저널리즘 연구진은 “지역 뉴스 환경은 재편 초기 단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 미래 세대에서 찾는 지역 언론의 가능성
지역 언론의 미래를 가늠하는 한 사례로 차세대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애틀랜타에는 조지아주 최대 규모의 학생 운영 신문 가운데 하나가 자리하고 있다.
미드타운 고등학교 학생 신문 ‘더 서더너(The Southerner)’는 올해 약 80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으며, 웹사이트를 통해 매일 기사를 발행하고 있다. 동시에 월 1회 인쇄판을 제작해 400가구 이상에 배포하고 있다. 프로그램 규모와 유료 구독자 수, 웹사이트 방문자 수는 꾸준히 증가해 왔다.
이 신문은 6명의 편집장이 이끌고 있으며, 학생들은 실제 뉴스룸과 유사한 방식으로 학교 내 이슈는 물론 애틀랜타 지역 사회 전반의 사안을 취재하고 보도하고 있다. 참여 학생들은 지역 사회와 연결되고 의미 있다고 느끼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는 점을 공통적인 동기로 꼽고 있다.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언론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편집장인 페어리 머서는 “저널리즘이 어려운 시기라는 말이 있지만, 우리 프로그램의 경험은 그와 다르다”며 “우리는 지역 사회와 학교 구성원들에게 실제로 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사례는 예외에 가깝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스 리터러시 프로젝트가 13세에서 18세 청소년 7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기자들이 민주주의를 보호하기보다 해친다고 답했다. 약 80%는 언론이 온라인 콘텐츠 제작자보다 더 공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성인층에서도 언론에 대한 신뢰는 하락세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전국 단위 뉴스에 대해 ‘많이’ 또는 ‘어느 정도’ 신뢰한다고 답한 미국 성인은 56%로, 2016년 대비 20%포인트 감소했다. 지역 언론에 대한 신뢰도는 상대적으로 높지만, 같은 기간 82%에서 2025년 70%로 낮아졌다.
그럼에도 인공지능 기술이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지역 뉴스에 대한 지지가 다시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생성형 AI와 챗봇이 부정확한 정보와 허위 이미지를 확산시키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출처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AI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조차 신뢰 가능한 언론 콘텐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1월에는 오픈AI가 악시오스의 4개 도시 확장을 지원한다고 발표했으며, AJC와 악시오스는 모두 콕스 엔터프라이즈 산하에 있다.
앤드루 모스 AJC 발행인 겸 사장은 “사실에 기반한 핵심 저널리즘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신뢰받고 참여도가 높은 소수의 뉴스 브랜드로 수렴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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