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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한인회관서 또 정치집회…노골적 정관 위반

오는 11월 8일 모스탄 초청 시국강연회…부정선거론 확산 주도한 인물

정통성 논란 지속되는 가운데 잇따른 정치 집회…동포사회 우려 커져

행사 포스터/오대기씨 페이스북

정치 중립이 요구되는 애틀랜타한인회관에서 또다시 정치색이 짙은 행사가 예고돼 지역 동포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회관을 점유 중인 이홍기 씨 측은 오는 11월 8일(토) 오후 2시 모스탄(Morse H. Tan, 한국명 단현명) 전 미국 국제형사사법대사를 초청해 ‘특별 시국 강연회’를 열겠다고 포스터를 통해 밝혔다.

주최는 AKUS ATL 한미연합회 지회와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이며, 장소는 ‘애틀랜타한인회관’으로 명시돼 있다. 이들 단체는 이홍기씨 측의 명예회장인 주중광 UGA 석좌교수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행사 포스터는 “조국 대한민국의 자유 민주주의 회복”과 “북한·중국 공산당에 맞서 싸우기 위한 강력한 한미동맹”이라는 문구를 전면에 내세워, 보수 성향의 정치적 메시지 전달을 목표로 한 행사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 부정선거론 확산 주도한 모스탄…‘보수계 아이돌’ 부상

초청 연사인 모스탄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무부 국제형사사법대사를 지낸 인물로, 최근 몇 년 사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및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며 한국 강성 보수층 내에서 ‘아이돌급 인지도’를 확보한 극우 성향 인사다.

그는 지난 2월 미국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 증거 확보를 위해 계엄령을 선포했다”고 주장하며 국내외 보수 진영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3월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해 “중국의 영향을 받은 투표기계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하며 부정선거 음모론과 불법 계엄령을 옹호했다.

이후에도 모스탄은 “대한민국 대선에 조직적 부정이 있었다”, “중국 공산당이 개입했다”는 주장을 미국 내 기자회견에서 반복해왔으며, 6월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여성 집단성폭행·살해 사건에 연루됐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의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시와 서울대 등도 모스탄의 강연을 잇따라 취소하며 ‘모스탄 손절’ 기류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애틀랜타한인회관에서는 해당 강연이 그대로 추진될 예정이어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정관 위반 반복…정치집회에 회관 공공성 훼손 우려

애틀랜타한인회 정관은 회관의 정치적 중립을 명문화하고 있으며, 특정 정파나 정치인의 지지 활동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홍기 씨 측은 지난 6.25전쟁 75주년 행사에서 한국 대선 불복 운동 기금 모금 활동을 벌여 지탄을 받기도 했다.

현재 한국 재외동포청이 애틀랜타한인회를 ‘분쟁지역’으로 선포한 상황이지만 이씨 측은 한인회관을 점거하고 정치집회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와 관련  미주한인회총연합회(미주총연)는 30일  “분쟁지역 선포는 정통성 상실이 아니라 조정기간”이라며, 정관에 따라 선출된 박은석 회장의 정통성을 인정한다는 입장을 이미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회관을 실질적으로 점유 중인 비정통 단체가 정치색이 강한 행사를 연이어 주최하는 상황은 명백한 정관 위반이자 회관 공공성의 심각한 훼손으로 해석된다.

◇ 저조한 페스티벌도…정당성·집행능력 모두 도마 위

정치적 논란과 별개로, 이홍기 씨 측이 지난 9월 27일 한인회관에서 주최한 자체 ‘코리안페스티벌’ 역시 홍보 부족과 낮은 참여율로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행사 당일 행사장 내 부스 일부가 공실 상태였고 관람객 숫자가 지난해 행사에도 미치지 못했다.

해당 행사는 애틀랜타 대표 커뮤니티 행사로 포지셔닝하려 했으나, 준비 미비와 주요 단체의 불참, 지원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사실상 외면받은 행사로 기록됐다.

동포사회 일각에서는 “정치적 논란이 잇따르고, 행사조차 제대로 치러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회관 점유의 명분이 없다”며 “정통성을 갖춘 한인회가 조속히 회관을 회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상연 기자
지난 27일 애틀랜타한인회관에서 열린 코리안페스티벌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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