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경찰 “시위가 아닌 폭동” 강경진압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고무탄 사용…경찰관 20여명 부상

한달여만에 또다시 대규모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벌어진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현지 경찰이 강경 진압에 나섰다.

지난 25일 시애틀 시내에서 경찰과잉진압 및 인종차별 반대 대규모 시위가 폭동으로 확산되면서 경찰과 시위대가 크게 충돌했다.

카멘 베스트 시애틀 경찰서장은 이날 시위를 ‘폭동(riot)’으로 규정하고 강경하게 대처한다고 밝혔고, 시위 진압과정에서 실제 40명 이상이 체포됐다.

또한 시위대가 던진 돌과 벽돌 등으로 시애틀 경찰관 20명 이상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시위는 오후 1시께 시애틀 다운타운 캐피톨 힐에 수천명에 달하는 시위대들이 모이면서 시작됐다.

시위대들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연방 요원을 파견해 과잉진압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연대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캐피톨 힐에 모인 시위대는 이날 연방 요원 파견을 반대하고 경찰 예산 삭감 등을 주장하는 시위를 벌이다 오후 4시가 지나면서 폭동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일부 시위대들이 공사중인 킹 카운티 청소년 구치소 등에 불을 지르기 시작했고, 12가에 있는 스타벅스 등의 유리창을 부쉈다.

경찰은 이날 시위대가 모두 4개의 공사장 건물 등을 불태웠으며 일부 비즈니스에 대해서도 파괴 등을 일삼았다고 설명했다.

시애틀 경찰은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후추 스프레이와 고무탄을 사용했다. 경찰은 일부 시위대가 건설 현장에 방화한 데 이어 지난달 시위대가 점거했었던 시애틀경찰서 동부지구를 무단 침입하자 비살상용 진압 무기를 동원했다.

언론들은 시애틀의 야간 시위가 줄어들었으나 오리건주 포틀랜드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과 시애틀 지역에 대한 연방요원 투입 소식이 전해지면서 또다시 긴장이 고조되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제니 더컨 시애틀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애틀을 ‘정리’하기 위해 연방 요원을 보내겠다고 위협했다”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일선 도시에 준군사 조직을 배치하는 것에 대해 모든 미국인이 우려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날 시위 현장에는 연방 요원이 배치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를 진압하는 시애틀 경찰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