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커브길 알아서 변속한다…기아 ‘더 뉴 K9’

세계 최초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 적용…작동 인식 못할 정도로 이질감 적어

기아의 대표 플래그십 세단 K9이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 등 다양한 첨단 사양을 갖춰 돌아왔다.

기아 더 뉴 K9
기아 더 뉴 K9 [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29일 기아의 미디어 시승 행사에 참여해 더 뉴 K9 3.3 가솔린 터보 모델을 몰고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경기도 포천의 한 카페까지 왕복 약 90㎞ 구간을 주행했다.

신형 K9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기아가 세계 최초로 적용한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이다.

커브 길에서는 도로의 커브 정도와 차량의 속도를 고려하고, 내리막길에서도 차량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자동으로 엔진 브레이크가 작동되는 식이다.

실제로 시승 내내 스마트 모드로 주행하며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을 작동해봤다.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빠져나오는 길에 내리막길이 나타나자 별도로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차량 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커브 길에서는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감속은 확인하지 못했다. 오히려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을 믿고 있다가 서둘러 브레이크를 밟으며 커브 길을 빠져나와야 했다.

기아 더 뉴 K9
기아 더 뉴 K9 [기아 제공]

이는 기아가 일반 도로에서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설정했기 때문이다. 도로의 굽어진 정도나 차량의 속도 등을 토대로 코너링에서 몸이 쏠리는 정도를 예측해 현재 주행 상황이 과도하지 않을 때는 이 시스템도 작동하지 않는다.

이 때문인지 실제 주행에서는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이 작동하는지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고속도로 합류 지점에서는 일시적으로 스포츠 모드로 자동 전환됐다. 차량이 쉽고 빠르게 본선에 합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이는 소위 ‘도움닫기’ 구간이 짧은 미국 고속도로를 고려해 추가된 기능인데다 가속 페달을 40% 이상 밟을 정도의 상황에서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실제 국내 고속도로 구간에서는 활용도가 낮아 보인다.

이 밖에도 앞에서 주행하는 차량이 갑자기 속도를 줄이거나 과속 카메라를 통과하기 전에도 자동으로 엔진 브레이크가 작동하도록 설계됐으나 이 역시도 ‘절제’된 설정 덕분인지 체감도가 높지는 않았다.

묵직한 느낌의 K9이 아닌 퍼포먼스 세단 스팅어 등에 적용된다면 체감도나 활용도가 더 높을 것으로 보였다. 기아는 이후 스팅어를 포함한 다른 차량에도 전방 예측 변속 시스템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기아 더 뉴 K9
기아 더 뉴 K9 [기아 제공]

실내 환경은 안락했다. 시트의 퀼팅 패턴과 리얼 우드 소재 등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14.5인치 초대형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한 눈에 정보가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컸다. 후측방 차량의 접근을 알려주는 경고를 사이드미러뿐 아니라 헤드업 디스플레이에서도 확인 가능해 시야의 분산도 적었다.

‘사장님 차’라는 별명답게 뒷좌석도 신경을 쓴 티가 났다.

다리를 편안하게 뻗을 수 있을 정도로 레그룸이 넉넉했다. 좌우 시트가 독립적으로 구성된데다 터치스크린 기능이 적용된 뒷좌석 듀얼 모니터도 독립적으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어 편의성을 더했다.

반면 외관은 ‘사장님 차’라고 불리기에는 다소 젊어졌다. 특히 좌우 수평으로 연결된 리어램프(후미등)가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며 중후함을 덜어냈다.

기아 더 뉴 K9
기아 더 뉴 K9 [기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