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렉서스 ES300h ‘F SPORT’…정숙성에 스포츠 감성까지

베스트셀링카 렉서스 ES300h 스포츠 모델

다양한 주행모드에 진화된 편의사양 제공해

 

렉서스의 New ES 300h ‘F SPORT’ 모델.

렉서스의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세단인 ES300h는 명실상부 렉서스를 대표하는 모델이다. 편안한 승차감과 뛰어난 정숙성을 무기로 수입차 시장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2012년 한국에 첫 선을 보인 후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수입차 하이브리드 베스트셀링카에 선정되기도 했다. 올 3월 기준 국내 누적 판매 역시 5만대를 넘어서는 등 렉서스를 대표한다.

렉서스가 이번에는 ES의 7세대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New ES’, New ES 300h ‘F SPORT’ 모델을 선보였다.

뉴 ES와 함께 출시된 ‘F-SPORT’ 모델은 뉴 ES에 스포츠 감성을 듬뿍 입힌 것이 특징이다. 다이내믹한 주행과 개성을 추구하는 이들을 위해 새롭게 F SPORT 모델을 출시했다. 세단의 정숙성은 물론 스포츠 모델답게 강인하면서도 날렵한 힘을 자랑했다.

지난 30일 서울 서초구에서 경기도 용인까지 약 80㎞에 가까운 거리를 렉서스 ES 300h ‘F SPORT’ 모델을 타고 직접 주행해봤다. 기존 ‘렉서스’, ‘세단’, 그리고 ‘하이브리드’에 대해 약간은 ‘올드하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으나, ‘F SPORT’는 이같은 생각을 순식간에 지웠다. 정숙하기만 할 것이라 생각했으나 하이브리드차량임에도 스포츠 모델 특유의 다이내믹함이 느껴졌다.

우선 차량을 받아 주행하기 전 렉서스의 우아한 외관에 눈길이 갔다. 기자가 받은 차량의 색은 ‘쨍’한 블루 컬러(HEAT BLUE CONTRAST LAYERING)였는데, 차량의 색상에서부터 스포츠 감성을 받았다.

외관은 ‘L-Shape’ 유닛의 프론트 그릴로 와이드한 이미지를 강조했고 헤드램프는 직사각형 LED 렌즈로 변화를 준 것이 특징이다. 주간 주행등과 프론트 방향지시등은 이전 모델 대비 더 입체적으로 다듬어졌다. 뉴 ES와 크게 다를 것 없는 외관으로 보이지만, 사이드 그릴까지 과감하게 확장된 메쉬 패턴의 그릴, 측면에 F SPORT 엠블럼, 19인치 블랙휠 등을 더해 스포츠 모델만의 차별화된 느낌을 살렸다.

후방으로 이동한 A필러, 긴 후드, 대담한 라인의 C필러는 날렵한 느낌의 쿠페 스타일을 연상케 했다. 차체 그릴에서 시작돼 전면에서 후면까지 수평으로 뻗어나가는 벨트 라인과 풍부한 캐릭터 라인으로 측면 디자인에서는 역동성이 느껴졌다.

내부는 깔끔했다. 뉴 ES와 F스포츠 모델 모두 렉서스 장인(타쿠미)의 손을 거친 꼼꼼한 마감과 프리미엄 소재 등이 적용됐다. 새롭게 터치 스크린 기능이 적용된 12.3인치의 고해상도 모니터는 비교적 큰 크기로 한눈에 각종 정보를 제공했고, 무엇보다 모니터가 이전 모델 대비 112mm 앞으로 배치돼 운전자의 조작 편리성이 높았다.

운전자가 주행 중 자세 변화나 시선 이동을 최소화하면서 손끝으로 차량을 콘트롤 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작은 변화지만 이는 실제 운전 중 큰 도움을 줬다. 옆으로 확장된 느낌의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이로부터 이어지는 도어트림 디자인은 실내를 더욱 넓어보이게 했다.

다만 평범한 디자인을 선호하지 않는 기자에게 해당 모델의 내부는 다소 밋밋하게 느껴졌다. 최근 출시된 차량 상당수가 브랜드 특유의 느낌을 강하게 살리고, 개성 넘치는 요소들을 곳곳에 적용했다는 점에서 일부에게는 실내 디자인이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곳곳에 배치된 F스포츠 모델 전용의 알류미늄 인테리어 트림, 알류미늄 페달 및 풋레스트, 스티어링 휠&기어 노브 등으로 이같은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었다.

1열과 2열의 공간은 비교적 넉넉했다. 1열은 각종 조작을 하는데 불편함이 없었고, 2열 역시 성인 여성은 물론 몸집이 큰 성인 남성이 타기에도 충분해보였다. 실제 해당 모델은 1022mm의 커플 디스턴스로 넉넉한 레그룸을 제공한다. 트렁크 공간도 각종 짐을 넣기에 부족함이 없어보였다. 9인치 골프백 4개까지 적재 가능한 공간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렉서스의 New ES 300h ‘F SPORT’ 모델

‘F SPORT’ 모델의 진가는 주행을 시작하자 비로소 알 수 있었다. 기자가 개인적으로 가졌던 렉서스 브랜드, 세단, 그리고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이미지가 깨지는 순간이었다.

해당 모델에는 다양한 주행 모드가 탑재돼 주행상황에 따라 전환이 가능하다. 노멀과 에코, 그리고 더욱 강력한 스포츠 주행을 즐길 수 있는 스포츠 S, 스포츠 S+ 등이다.

우선 에코모드를 선택해 도심에서의 주행을 시작하자 차체 소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등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세단의 느낌이 강했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속도를 내기 힘든 도심 주행에 적합한 기능으로, 정숙함이 강조됐다.

노멀모드로 전환하자 세단의 정숙함은 물론 스포츠 모델 특유의 힘이 동시에 느껴졌다.고속도로에서도 노멀모드는 가볍게 100km 가까이 속도를 냈다. 스포츠 모델 답게 가속할 때 나는 엔진 소리가 듣기 좋았다.

본격속도를 내기 위해 스포츠 S+ 모드로 전환하자 스포츠 모델의 진정한 매력이 전달됐다. 페달을 밟으면 밟는대로 속도가 붙어 순식간에 100㎞를 넘어섰다. 엔진소리는 더욱 커져 스포츠 모델의 존재감을 드러냈고 이는 빠르고 날렵하게 치고 나가는 강인한 힘으로 이어졌다. 커브길에서도 흔들림 없이 안정감이 있었다. 그야말로 다이내믹한, 운전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주행모드로, 스포츠 S+ 모드로 운전할 때에는 한 순간도 해당 차량이 하이브리드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다만 도심에서 스포츠 S+ 모드로 주행하기에는 다소 부담이 됐다. 넘치는 힘에 조금은 딱딱하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 세겹의 차음시트를 사용한 하이브리드 어쿠스틱 기술로 소음 스트레스를 줄였다고는 하지만, 빠른 속도로 달릴 때 풍절음이 약간은 신경 쓰였다.

‘F SPORT’의 강인한 힘은 파워트레인에서 나온다. 동력 성능과 환경 성능의 밸런스를 이뤄 엔진으로부터 열효율 41%를 실현했고, 직분사와 포트분사를 병행하는 D-45와 전기보터에 의해 제어되는 흡기측의 가변 밸브 타이밍 적용으로 효율과 파워를 동시에 자랑한다는 설명이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소형 경량화와 효율을 추구했다. 트랜스액슬은 경량화 및 구조 개선을 통해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했고 소형과 경량의 리튬 이온 배터리는 충전 성능 향상 뿐만 아니라 공간성에도 도움을 줬다. 하이브리드 배터리의 위치 역시 뒷좌석 하단부에 자리, 트렁크 공간 확대 및 전후 중량 배분의 최적화를 노렸다.

연비 역시 우수한 수준이다. 해당 차량에 탑재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주행과 동시에 충전이 가능하며 저속에서 모터만으로 주행할 수 있는 ‘스트롱 하이브리드’다. 저속에서는 최대 토크를 발생시키는 모터만으로 주행하기 때문에 순간 가속력과 함께 경쾌한 운전을 즐길 수 있고 고속에서는 엔진의 토크를 모터가 서포트해 효율적 연비 절감을 돕는다. 여기에 오토 글라이드 컨트롤 기술이 적용돼 에코 모드로 주행 중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해당 기술이 작동, 불필요한 가속 페달의 작동이 줄어 연비가 향상된다. 이같은 기술 덕에 실제 이날 에코 모드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최종 연비는 18㎞를 웃돌았다.

편의사양도 진화됐다.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는 사고 예방에 효과적인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PCS) △차선 추적 어시스트(LTA)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 △오토매틱 하이빔(AHB)으로 구성됐다. 이날 주행 중 갑자기 차선을 변경하자 차선 추적 어시스트가 시청각, 그리고 핸들을 통해 경고했고 주차 중 갑자기 튀어나온 물체를 미리 감지해 제동을 걸기도 했는데, 만일 정말 사고가 일어날 상황이었다면 큰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해당 차량에는 와인딩 로드나 급격한 코너길에서 운전자가 의도하는 차선으로 주행을 지원하는 액티브 코너링 어시스트 (ACA), 10개의 에어백과 팝업후드, 사각지대 감지 모니터, 후측방 제동 보조시스템, 주차 보조 브레이크(PKSB), 파노라믹 뷰 모니터, 헤드업디스플레이 등이 탑재됐다.

New ES 300h ‘F SPORT’ 모델은 정숙성 보다는 스포츠 모델 특유의 느낌이 강한 차였다. 다양한 주행모드로 운전하는 재미에 강인한 힘까지 더해진 모델로, 기존 렉서스 세단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 충분하다. 다만 발랄하고 젊은 느낌보다는 여전히 우아함과 안정적인 느낌이 강해 개인적으로 2030대보다는 40대 이상의 연령층에게 인기가 좋을 것으로 보인다. 정숙성을 기대한다면 더 뉴 ES를, 보다 스포티한 감성을 즐기는 이라면 New ES 300h ‘F SPORT’ 모델을 택하는 것이 좋겠다. /뉴스1=권혜정기자

렉서스의 New ES 300h ‘F SPORT’ 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