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고려아연, 테네시 제련단지 인수…미국 정부가 대주주

클락스빌 니어스타(Nyrstar) 자산 인수…미국정부 지분 참여 ‘사상 첫 모델’

“미국 핵심 금속 공급망 강화하는 거래”…경영권 확보 ‘백기사 동원’ 비판도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Clarksville)에 최대 10조9000억원 규모의 통합 제련소를 건설하고 현지 업체 니어스타(Nyrstar)가 보유한 테네시 제련·광산 단지를 인수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공식화했다.

미국 전쟁부와 상무부가 직접 투자해 합작법인의 최대 주주로 참여하는 구조가 적용되며, 미국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핵심광물 판도를 바꾸는 획기적 거래”로 평가했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고려아연의 내부 경영권 분쟁을 회피하기 위한 ‘백기사 활용’이라는 비판도 제기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 미국 정부가 최대주주…‘북미 전략광물 허브’ 구축

고려아연은 15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미국 클락스빌에 연간 54만t 규모 금속을 생산하는 통합 제련소를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2027년 착공, 2029년 완공이 목표다.

생산 대상은 아연·연·동 등 기초금속과 게르마늄·갈륨·인듐·안티모니 등 전략광물 총 13종이다. 이 가운데 11종은 미국 정부가 지정한 핵심광물로, 미국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품목이다.

합작법인 ‘크루시블(Crucible) JV’에는 다음과 같은 지분 구조가 적용된다.
▷ 미국 전쟁부(Department of War) : 40.1%(최대주주) ▷미국 민간 및 전략투자자 : 3조2000억 원 규모 출자 ▷미국 상무부 : CHIPS법 기반 지원금 2억1000만 달러 ▷고려아연 : 유상증자 및 출자 합계 2조9823억 원, 지분 10%

나머지 자금은 미국 정부와 JP모건을 통한 차입으로 조달되며, 고려아연은 이에 대해 연대보증을 제공한다.

◇ Nyrstar의 자산 인수 병행…미국 유일한 아연 제련소 확보

이번 프로젝트는 고려아연의 신규 제련소 건설뿐 아니라 Nyrstar의 클락스빌 아연 제련소와 테네시 광산(East·Mid Tennessee Mining Complexes)을 함께 넘겨받는 구조다.

Nyrstar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고려아연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거래는 미국 내 핵심 금속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미국에서 거의 50년간 운영돼 온 클락스빌 제련소는 미국내 유일한 1차 아연 제련소로, 미국 금속 산업 가치사슬의 핵심 자산”이라고 밝혔다.

Nyrstar는 이번 인수 이후에도 유럽·호주 제련소에 집중하며, 미국 정부와 협력해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미국 정부 “핵심광물 전쟁의 전환점”…중국 수출통제 강화 이후 적극 추진

미국 상무부와 전쟁부는 이번 협력을 중국의 핵심광물 통제 조치 이후 전략적 동맹국 공급망을 미국 내부로 끌어오는 ‘탈중국 전략’의 핵심 사례로 규정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이번 거래는 미국 핵심광물 판도를 바꾸는 획기적 딜”이라고 밝혔고, 스티브 파인버그 전쟁부 부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광물을 미국 경제·국방 안보의 최상위 전략 자산으로 보고 있으며, 이 사업은 그 핵심”이라고 환영 성명을 냈다.

연방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미국은 인듐·갈륨·안티모니 등 전략광물의 상당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이번 프로젝트로 ‘북미 공급망 자립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 경영권 분쟁 판도 흔들 가능성…“최윤범 회장이 백기사 불렀다” 논란

고려아연 내부에서는 영풍·MBK 그룹과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이번 발표 이후 업계는 미국 정부가 JV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구조가 최윤범 회장 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이 대부분 리스크를 부담하면서 미국 측에 가장 알짜 지분을 넘겼다”면서 “이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백기사 유치이며, 배임 및 주주 충실의무 위반 소지가 크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할 계획이다.

반면 최윤범 회장 측은 “한국 기업이 미국 공급망 전략의 중심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라며 경영권 방어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기자 사진

이상연 기자
Nysta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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