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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초부유층’, 마이애미로 몰린다

기후·무세율·프라이버시 보장…“럭셔리는 시간과 고요의 예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Miami)가 전 세계 초부유층(Ultra-rich)들의 신(新) 금융·테크 허브이자 사생활 보호의 낙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성장한 기술 산업과 금융 자본이 맞물리면서, 뉴욕·런던·상파울루 등지의 억만장자들이 잇따라 이주하고 있다.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이애미는 더 이상 단순한 휴양지가 아니라 세계 부호들의 일상과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창(window into the ultra-rich)’이 됐다”고 전했다.

플로리다주는 소득세·상속세가 없는 대표적 세금 해방지역인데다 연중 온화한 날씨, 대도시 인프라, 국제 금융 접근성이 더해지면서 마이애미는 미국 내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부유층 거주지로 부상했다.

특히 최근 뉴욕 시장 당선인 조란 맘다니(Zoran Mamdani)가 내년부터 억만장자 추가 과세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월가 투자자들의 ‘탈(脫)뉴욕 이주 러시’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란계 부동산 재벌 마수드 쇼자이 부부는 아랍에미리트 출장 후 마이애미 전용 제트기로 귀국해 메르세데스-마이바흐를 타고 호텔로 이동했다.

그들은 일반 투숙객과 동선이 완전히 분리된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며 체크인은 집사 안내와 함께 객실 내에서 진행됐다.

저녁에는 마이애미비치의 고급 레스토랑 ‘밀라(Mila)’를 찾아 회원 전용실에서 자신들의 이름이 새겨진 식기로 식사를 즐겼다.

쇼자이는 WSJ 인터뷰에서 “진정한 럭셔리란 시간을 절약하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초부유층의 ‘비접촉 생활’은 부동산에서도 구현된다.

서니아일스비치(Sunny Isles Beach)에 건설 중인 ‘벤틀리 레지던스 콘도타워(Bentley Residences)’는 각 세대에 자동차 전용 엘리베이터와 개인 차고, 넓은 전용 테라스·수영장을 갖췄다.

이스라엘계 재벌이자 특허 보유자 길 데저(Gil Dezer)는 “궁극의 럭셔리는 사생활(Privacy)”이라며 “마이애미는 그 프라이버시를 실현할 수 있는 도시”라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미국 상위 0.1% 부유층의 순자산 총액은 2025년 2분기 기준 23조3000억달러(약 3경4030조원)로 10년 전(10조7000억달러)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WSJ은 “마이애미는 이제 부의 축적을 넘어 부의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지는 곳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세계 부호들이 프라이버시와 효율, 그리고 ‘시간의 여유’를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고 분석했다.

이승은 기자
마이애미 비치/마이애미시 관광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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