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 스피커 새 소리만으로도 인간은 행복해진다

연구팀, 녹음된 새 울음소리 들려주고 행복감 인터뷰 조사

자연 속에서 듣는 새의 노랫소리가 인간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캘리포니아 주립 폴리테크닉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생물학 교수 클린턴 프랜시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공원 산책길에 숨겨둔 스피커로 녹음된 새의 노랫소리를 들려주는 실험을 해 얻은 결과를 영국 ‘왕립학회보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자연이 인간의 다양한 감각을 통해 제공하는 회복력 중 청각을 통해 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이번 실험을 진행했다.

콜로라도주 볼더의 자연공원인 ‘오픈 스페이스 앤드 마운틴 파크'(OSMP) 산책길 두 구역에 스피커를 눈에 안 띄게 설치하고 주단위로 다양한 새 소리 녹음을 들려주거나 아예 꺼놓고 이 구간을 지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했다.

그 결과, 새의 노랫소리를 들은 응답자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큰 행복감을 느낀 것으로 답했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첫 구역을 지난 뒤 인터뷰에서는 새 소리로 행복했다는 것만 언급하다가 두 번째 구역을 지난 뒤에는 다양한 새가 사는 것까지 지적한 점을 근거로 새 소리 자체뿐만 아니라 생물다양성에 대한 인식도 인간의 행복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프랜시스 교수는 “인간은 시각적 동물이라 소리만 듣고 얻을 수 있는 효과가 크지 않다고 무시해왔다”면서 “그러나 새 소리를 7~10분 정도만 듣고도 행복감이 개선된다는 것에 아직도 매우 놀란 상태”라고 했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는 듣는 것이 인간과 다른 동물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보호구역 안과 주변에서 자연의 소리를 듣기 쉽게 만들 필요가 있다면서 인간의 소음 공해를 줄이는 것이 새소리를 비롯한 자연의 소리를 듣기쉽게 만들어 인간을 더 행복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논문 제1저자인 대학원생 다니엘 페라로는 “이번 연구 결과는 공원 관리자들이 인간이 만들어내는 소음 공해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해주는 것”이라면서 “이는 공원 방문자의 자연 체험을 개선할 수 있는 비용효율적인 방식일 뿐만 아니라 야생동물들에게도 이득이 된다”고 했다.

녹음된 새 소리에 포함된 윌슨 아메리카 솔새 [Dave Keeling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