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4년 만에 월드투어…멋지게 해낼게요”

150만명 규모 월드투어 나선 블랙핑크, 서울올림픽경기장서 포문 열어

15∼16일 이틀간 2만명 공연장 찾아…팬들 “오랜만에 라이브, 신나고 행복해”

블랙핑크, 월드투어 '본 핑크' 개최
블랙핑크, 월드투어 ‘본 핑크’ 개최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4년 만에 월드 투어를 떠나는데 그 첫 공연이 서울이라 너무 뜻깊어요. 오늘 우리 같이 뛰어놀면서 즐겨봐요.”(지수)

16일(한국시간) 오후 5시께 K팝 걸그룹 정점에 오른 블랙핑크가 무대에 등장하자 서울올림픽경기장 체조경기장(KSPO DOME)은 1만 블링크(팬덤명)의 환호가 울려 퍼졌다.

폭죽을 포함한 강렬한 무대 효과와 함께 등장한 블랙핑크는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프리티 새비지'(Pretty Savage), ‘휘파람’을 잇달아 선보였다.

리사는 “오늘은 공연을 시작하기 전에 제대로 놀 수 있을 거라고 멤버들에게 말했는데 막상 무대에 올라오니 엄청나게 떨린다”며 환하게 웃었다.

블랙핑크는 ‘돈 노우 왓 투 두'(Don’t Know What to do), ‘러브식 걸스'(Lovesick Girls),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 ‘크레이지 오버 유'(Crazy Over You), ‘불장난’을 연달아 선보이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관객들은 뿅망치 모양의 조명 응원 도구를 흔들면서 노래를 따라부르며 공연을 원 없이 즐겼다.

이날 공연장에는 안전을 위해 스탠딩 좌석이 없었지만, 분위기가 무르익자 관객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서 음악에 몸을 맡겼다.

지수는 “몸이 힘들어야 오늘 공연을 제대로 즐긴 거다. 눈치 보지 말고 모두 일어서길 바란다”며 팬들을 독려했다.

“난 블링크의 얼굴이 보고 싶어요. (사진 촬영을 하면) 핸드폰이랑 공연하는 거 같으니까 폰은 내려놓으세요.”(제니)

‘텔리'(Tally)와 ‘핑크베놈'(Pink Venom) 등 정규 2집에 수록된 두 곡의 무대가 끝나자 멤버들의 솔로 무대가 이어졌다.

지수는 강렬한 빨간색 드레스를 입고 쿠바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카밀라 카베요의 ‘라이어'(Liar)를 커버했다.

지수의 바통을 이어받은 제니는 자신의 대표곡 ‘솔로'(SOLO) 대신 미공개 곡을선보였다. ‘달빛 아래서 춤춰봐'(Dancing in the moonlight)라는 노랫말처럼 달빛을 배경으로 남성 댄서와 함께 고혹적인 안무를 펼치며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로제는 ‘하드 투 러브'(Hard to love)와 ‘온 더 그라운드'(On the Ground)로 매력적인 보이스를 뽐냈다.

리사는 ‘머니'(MONEY)의 관능적인 폴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분위기를 달궜다.

블랙핑크, 월드투어 '본 핑크' 개최
블랙핑크, 월드투어 ‘본 핑크’ 개최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정규 2집의 타이틀곡 ‘셧 다운'(Shut Down)을 비롯해 ‘타이파 걸'(Typa Girl)과 ‘뚜두뚜두’, ‘포에버 영'(Forever Young)이 장식했다.

무대를 마치고 블랙핑크 멤버들이 내려가자 관객들은 블랙핑크의 ‘스테이'(Stay) 가사를 합창하며 앙코르를 요청했고, 블랙핑크는 ‘붐바야’, ‘예 예 예'(Yeah Yeah Yeah), ‘스테이’를 부르며 화답했다.

‘지금 당장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야. 그저 내 곁에 스테이 위드 미(stay with me)’라는 ‘스테이’의 노랫말에는 블링크를 향한 블랙핑크의 진심이 담긴 듯했다.

공연장을 찾은 대학생 송선우(24) 씨는 “오래 기다렸던 콘서트인 만큼 기대가 컸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무대였다”며 “오랜만에 많은 팬과 같이 라이브 무대를 같이 즐길 수 있어서 신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멤버들의 퍼포먼스뿐만이 아니라 화려한 무대 장치도 콘서트의 완성도를 높였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레이디 가가, 아리아나 그란데, 저스틴 비비, 두아 리파 등의 세계적인 팝스타들의 공연 스태프들이 무대 디자인과 세트 및 영상 제작에 참여해 힘을 보탰다”고 소개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이틀간 열린 서울 공연에는 총 2만명의 팬들이 찾았다.

소속사 측은 “이번 공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안전을 고려해 전체 수용 인원보다 1만 명가량 적은 2만 명 규모의 관객만 받아 공연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블랙핑크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내년 6월까지 북미,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을 돌며 K팝 걸그룹 사상 최대인 총 150만명 관객 규모의 월드 투어 콘서트를 연다.

로제는 노래 ‘마지막처럼’을 앞두고 눈시울을 붉히며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감도 컸고 엄청나게 설레는 맘으로 준비했지만, 한없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항상 이렇게 좋아해 주시고 응원해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월드 투어도 멋지게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