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아파트 생존자 “벽에 금이 쩍쩍 갈라졌다”

건물 기울며 문 수평 안맞고 굉음 발생…”다음달 아파트 수리 예정”

 미국 아파트 붕괴 현장
지난 24일 붕괴한 서프사이드의 12층 아파트 붕괴 현장에서 한 여성이 슬퍼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어디선가 ‘뛰어야 해’라는 소리가 들렸다”

지난 24일 붕괴 참사가 발생한 플로리다의 아파트 6층에 거주하던 일리아나 몬테아구도는 만약 이 소리를 1~2분만 늦게 들었더라면 지금 살아있지 못했을 것이다.

50대 여성인 몬테아구도는 26일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2분, 아니, 아니 1분만 늦었어도. 더 이상의 충분한 시간은 없었다”고 밝혔다.

“내가 6층에서 5층, 4층으로 뛰어 내려올 때 굉음이 들렸다. 지옥과도 같았다. 어떻게 도망쳐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몬테아구도는 신분증과 신용카드, 과달루페 성모가 새겨진 메달을 챙겨 집 밖으로 뛰쳐나갔다.

아파트는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렸고 경보가 울리기 시작했다.

미국 아파트 붕괴 현장
미국 아파트 붕괴 현장 [AP=연합뉴스]

그는 “건물 밖으로 나왔을 때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연기와 물이 솟아오르고 있었다”며 “신에게 도와달라고 기도했다. 아이들을 보고 싶고, 이렇게 죽지 않게 해달라고 기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비요원이 달려 나와 지진이 발생했다면서 도망가라고 소리를 질렀다”면서 경비가 붕괴한 아파트 잔해를 헤치고 자신을 도왔다고 회상했다.

다리 두 곳에 타박상을 입은 그는 “모든 걸 잃었지만 중요한 건 살아남았다는 것”이라며 “살아있으면 희망이 있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서 “잔해 속에 있을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도한다”고 말했다.

몬테아구도는 지난해 12월 아파트를 60만달러(약 6억8000만원)에 샀는데, 계약 이후에 아파트에 구조적 손상이 있음을 알게 돼 속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1000 달러(110만 원)를 내서 다음 달부터 아파트를 수리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붕괴 참사 나흘째인 27일에도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9명으로 늘어났다.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는 150여명이다.

구조 당국은 건물 잔해 속에 에어포켓(산소가 남은 공간)이 형성돼 실종자 일부가 살아있을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 아파트 붕괴 현장

27일 건물 잔해 속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