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P, 시카고 공항통해 입국하던 어린이 3명 억류
13시간 동안 붙잡고 “부모가 와서 픽업하라”고집
변호사도 안통해…멕시코 영사관 나선 뒤 풀어줘
지역 연방하원의원 “정부가 어린이 납치하다니…”
미 이민당국이 멕시코에 여행하고 돌아오던 3명의 시민권자 어린이를 13시간 동안 구금한 사실이 드러나 전국적으로 파문이 일고 있다.
지역 언론들에 따르면 시카고 오헤어공항의 CBP(연방 국경세관국)는 18일 새벽 3시 멕시코에서 입국하던 13살과 10살, 9살 등 3명의 미국 시민권자 어린이와 이들과 동행하던 멕시코 국적의 사촌을 억류했다.
CBP는 “3명의 어린이와 함께 입국하려던 어른(사촌)은 미국에 입국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려 멕시코로 돌려보냈다”면서 “어린이들의 부모에게 수없이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보호시설에 데리고 있었고 음식과 물 등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린이들의 부모는 서류미비 상태로 현재 신분 해결을 위해 법적 수속을 밟고 있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변호사인 모니 루이즈-벨라스코는 “부모의 위임장을 갖고 어린이들을 찾으러 갔지만 CBP는 계속 부모를 데려오라고 고집을 부렸다”면서 “미국 시민인 어린이들을 픽업하는데 왜 이런 수고가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루이즈-벨라스코는 “귀국 조치 당한 어린이들의 사촌도 미국에 입국할 수 있는 정식 비자와 필요한 모든 서류를 갖고 있었다”면서 “불체자로 보이는 어린이들의 부모를 체포하기 위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행동들”이라고 비난했다.
CBP는 결국 어머니의 요청을 받고 사태 해결에 나선 멕시코 총영사관과 “어머니가 와서 픽업하는 대신 그녀를 체포하지 않는다”고 서약을 맺은 뒤인 오후 4시경 어린이들을 어머니에게 인도했다.
어린이들의 어머니는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너무나 겁이 났지만 멕시코 영사관에 전화를 걸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공항에 도착해 CBP 관계자와 면담을 가진 지역 연방하원의원 잰 새코스키(민주)는 “이는 우리 정부가 어린이들을 납치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한편 이 사실이 알려지자 공항에는 시민단체 회원들이 몰려와 이민당국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