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여름 된다”…전국서 낙태권 폐지 반대 시위

낙태권 옹호단체, 전국적 반대시위 첫 조직…집회 계속될 듯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낙태권 폐지 반대 시위
워싱턴DC에서 열린 낙태권 폐지 반대 시위 [워싱턴 AP=연합뉴스]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한 기존 판결을 파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14일 전국에서 이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AP통신은 미 곳곳에서 동시다발로 열린 이날 시위에 낙태를 옹호하는 수만 명이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시위는 미국가족계획연맹, 여성의행진과 다른 낙태권 옹호 단체들이 조직했으며, 시카고, 뉴욕, 로스엔젤레스 등 400곳이 넘는 장소에서 시위가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최 측은 시위에 수십만 명이 참석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성의행진 대표인 레이철 카모나는 “이 나라의 여성들에겐 분노의 여름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정부가 우리를 위해 협력하고, 낙태권이 법으로 성문화할 때까지 제어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2일 대법관들의 다수의견 초안을 입수해 대법원이 1973년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6월께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이 판결이 기존 판례를 뒤엎을 경우 낙태권 존폐 결정은 주 정부와 의회의 권한으로 넘어간다. 언론은 50개 주 중 절반가량이 낙태를 금지하거나 극도로 제한할 것으로 전망한다.

뉴욕에서 낙태권 옹호 시위대가 거리행진하는 모습
뉴욕에서 낙태권 옹호 시위대가 거리행진하는 모습 [뉴욕 AP=연합뉴스]

미국에서 낙태권은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핵심 이념 쟁점이자 정치권에서도 수십 년 넘게 논쟁을 벌여온 사안으로, 낙태권 옹호론자들은 이 보도 이후 강하게 반발했다.

일부 인사들은 다수 의견에 동조한 대법관의 집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낙태권 보장 판결의 존속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폴리티코 보도 후 시위가 끊이지 않는 연방대법원은 두 겹의 보안 장벽으로 둘러싸인 상태다.

연방 상원은 지난 11일 민주당 주도로 낙태권을 보장하는 법안 표결을 시도했지만, 관련 절차 투표가 공화당의 반대를 넘지 못하는 바람에 표결 자체가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