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속에서 발견된 클림트 명화 24년 만에 공개

내달 23일 원래 있던 미술관서 전시…보안 장치 대폭 강화

1997년 도난당했다가 지난해 12월 극적으로 발견된 오스트리아 출신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명화가 근 24년 만에 대중을 다시 찾는다.

16일 ANSA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 도시 피아첸차에 있는 리치 오디 미술관은 다음 달 23일 클림트 작품 ‘여인의 초상’을 특별 전시실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도난 23년 만에 극적으로 되찾은 구스타프 클림트의 ‘여인의 초상’ [AP=연합뉴스]

미술관 측은 도난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보안 장치를 대폭 강화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전했다.

여인의 초상은 ‘아르누보의 대가’로 꼽히는 클림트가 1917년 그린 것으로, 말년인 1916∼1918년 완성한 여러 개의 여인 초상화 가운데 하나다. 갈색 머리를 가진 젊은 여성의 수줍은듯한 표정이 잘 묘사돼 있다.

미술계에서는 시가로 6000만∼1억유로(약 773억∼1288억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한다.

이 작품은 1997년 2월 리치 오디 미술관 내 전시실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가 지난해 12월 해당 미술관 외벽 속에서 발견돼 화제를 모았다.

당시 정원사가 미술관 건물 벽을 덮은 담쟁이덩굴을 제거하다 사각형 모양의 작은 금속 재질 문을 목격했고, 그 안에서 검은 쓰레기봉투에 담긴 그림을 찾아냈다.

발견된 그림은 전문가들의 감정 결과 진품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이를 두고 전 세계 미술인들은 ‘기적 같은 귀환’이라며 크게 반겼다.

이후 신원이 불분명한 남성 2명이 피아첸차 지역 일간지인 ‘리베르타’에 자신들이 범인이라는 고백이 담긴 편지를 보내와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편지에서 그림을 훔친 뒤 모처에 보관해오다 피아첸차에 대한 선물로 되돌려줬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그림이 발견된 리치 오디 미술관의 외벽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