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 막아라”…멜라니아, 이방카 차단작전 펼쳐

측근, 회고록서 폭로…”이방카 취임식서 TV에 안보이게 공작”

‘이방카 차단 작전'(Operation Block Ivanka).

백악관 안주인인 멜라니아 트럼프와 ‘퍼스트 도터’ 이방카 트럼프의 ‘궁중 암투’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일화가 공개됐다. 멜라니아 여사의 과거 ‘절친’이자 한때 백악관에서 일했던 스테퍼니 윈스턴 울코프의 회고록 ‘멜라니아와 나'(Melania & Me)를 통해서다.

27일 뉴욕매거진이 입수한 발췌본에 따르면 멜라니아와 울코프는 취임식을 준비하면서 ‘Operation Block Ivanka’라는 작전을 짰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자리 배정을 하면서 TV에 이방카의 모습이 보이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작전이었다.

작전은 성공했다. 취임식 장면을 CNN으로 지켜보고 있던 한 친구가 TV 화면을 찍어 문자로 보내온 사진에는 작전대로 이방카의 모습이 멜라니아의 머리에 가려 ‘차단'(block)돼 있었다.

울코프는 “우린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 기진맥진한 상태였다”며 “이방카 차단 작전은 사소한 거였지만 우리 마음속엔 자기 아버지 취임식에서 이방카가 관심 대상이 되려 해선 안된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울코프는 이방카가 백악관 내 영부인 집무실이 있는 이스트윙(동관)을 차지하려 하면서까지 영부인을 ‘통제'(control)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인수인계 기간에 이방카가 남편 재러드 쿠슈너와 함께 이스트윙에 자신들의 사무공간을 만들려 했다는 것이다.

울코프는 “이방카는 끈질기게 자신이 ‘퍼스트 도터 레이디’가 되고자 했고, 멜라니아의 수중에 있는 공간까지 빼앗으려 했다”며 “그녀는 자신이 눈에 띄는 유일한 트럼프가 여성이 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멜라니아는 이방카를 ‘뱀’이라고 부르며 증오했다는 것이다.

울코프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적수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개인 이메일 사용 문제를 주된 공격 소재로 사용했는데, 이방카도 백악관에서 개인 이메일을 썼다면서 “위선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누가 이방카를 향해 ‘Lock her Up!(당시 트럼프 지지자들이 힐러리를 ‘감옥에 가둬라’라며 외쳤던 구호)’이라고 외칠 수 있겠는가. 트럼프 일가는 자신들만의 룰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울코프의 이런 주장에 대해 트럼프 인수인계 시절 당시 한 관계자는 CNN에 이방카가 이스트윙을 차지하려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개인 이메일을 사용한 것도, 이메일 사용 관련 룰을 정식으로 보고 받기 전이었으며 기밀 내용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울코프의 책은 다음달 1일 정식 출간된다. 이벤트 기획자 출신인 울코프는 뉴욕패션위크 총감독을 지내기도 했던 뉴욕 사교계의 저명인사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2017년 초부터 2018년 2월까지 멜라니아 여사의 자문 역할을 맡아 백악관에서 무보수로 일했다.

하지만 울코프의 회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준비를 도우면서 2600만 달러를 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그는 백악관에서 쫓겨났다. 출판사 측은 이 책이 울코프가 당한 ‘배신’에 대한 응답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는 멜라니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