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은 유통기한 있는 황금…느림보 용납못한다”

뉴욕주, 백신 새치기-접종 지연 병원에 10만달러 벌금

플로리다는 접종느린 병원 백신 빠른 병원에 옮기기로

뉴욕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순위를 어기는 ‘새치기’ 행위를 처벌하고 접종이 더딘 병원에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플로리다주는 접종 속도가 빠른 병원에 백신을 더 주기로 했다.

로이터통신과 CNBC방송에 따르면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백신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황금과 같을 수 있다”면서 백신 배포 과정에서 사기 행각이 벌어진다면 그것은 범죄가 돼야 할 것이며, 그렇게 하기 위한 법을 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순위 접종대상이 아닌 사람에게 먼저 백신을 투여하거나 판매하면 의료기관과 관련자 면허를 박탈하거나 형사처벌 하겠다는 엄포라고 CNBC방송은 전했다.

현재로선 일선 의료진과 요양시설 거주자·직원이 백신 긴급사용 대상자다.

이날 발언은 뉴욕의 한 병원이 백신 접종 우선순위를 어겼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뉴욕주는 파케어 커뮤니티 헬스네트워크가 주 보건부를 속여 백신을 확보한 뒤 우선순위가 아닌 일반 대중에 백신을 공급한 정황이 있다고 본다.

쿠오모 주지사는 또 예정보다 느린 백신 접종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이번 주말까지 할당된 백신을 소진하지 못하는 의료기관들에 최대 10만달러의 벌금을 물리고, 추후 백신 물량을 배정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백신이 냉장고에 있는 걸 원하지 않는다. 가능한 한 빨리 누군가의 팔에 놓기를 원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뉴욕주는 77만4000회 접종분의 백신을 확보했으나, 지난 2일까지 실제 접종된 물량은 23만7000회분에 불과하다.

이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는 접종이 더딘 병원의 백신을 접종 속도가 빠른 병원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그는 “접종을 잘 해내지 못한 병원들은 접종을 잘하는 병원으로 배정받은 백신을 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디샌티스 주지사는 뉴욕주처럼 일정 기간 내 주어진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의료기관에 벌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은 내놓지 않았다.

미국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기대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CNN방송은 이날 CDC 자료를 인용해 1541만8500회 접종분의 백신이 전국에 배포됐지만, 이 가운데 456만3260명만 1회차 접종을 완료했다고 전했다.

4일 플로리다주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자 대기 중인 모습. [EPA=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