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앞두고 의전비서관 사퇴…배우 박선영 남편

핵싱 일정 앞두고 교체 이례적…국빈방문 일정 차질 우려

한국 대통령실의 김일범 의전비서관(49)이 지난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12일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 비서관이 개인 신상을 이유로 최근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비서관은 지난 10일 주변 대통령실 직원에 사퇴를 알리며 “모두 건승하시라”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6일에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 다음 달 미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대통령의 외교 의전 실무를 책임지는 핵심 참모가 사퇴한 것이다. 대통령실 측은 김 비서관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시작된 지난해 3월부터 과중한 업무가 이어지며 피로감을 호소했다고 전하고 있지만 핵심 외교일정을 눈앞에 두고 의전비서관이 사퇴하는 건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김 비서관이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일정 조율과 관련해 실수를 저질러 문책 교체됐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대통령실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김 전 비서관은 주요국 대사 등 재외공관장으로 발령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언이다.

싱가포르와 덴마크 대사를 지낸 김세택 전 대사의 아들로 2대 째 외교관 가문을 이어오고 있는 김 전 비서관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1999년 제33회 외무고시 2부(외국어 능통자 전형)에 수석 합격했다. 외교부에서는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세 대통령의 해외 순방과 외국사절 접견 시 ‘대통령 통역관’을 맡은 것으로 유명하며 핵심요직인 북미2과장을 지냈다.

이후 2019년 조지아주 SK배터리 공장 건설 등 북미사업을 강화하던 SK그룹으로 이직해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성장위원회 부사장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당선인 보좌역으로 합류해 1기 대통령실에서 첫 의전비서관을 맡아 최근까지 일해왔다. 김 비서관은 배우 박선영씨의 남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우선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비서관 직무대리를 맡아 임시로 역할을 대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외교부에 의전장이 있기 때문에 대통령 방일 및 방미 일정에 차질은 없을 것이며 후임자 인사 추천 등의 절차도 곧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범 전 비서관과 아내 배우 박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