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70년된 낡은 다리 찾은 이유는?

인프라 예산 처리 촉구위해 루이지애나 레이크 찰스 캘커슈강 방문

“공정한 세금 안내는 대기업 신물나…법인세 인상 25%로 절충 가능”

캘커슈강 다리를 배경으로 연설하는 바이든 대통령
캘커슈강 다리를 배경으로 연설하는 바이든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이 6일 루이지애나주의 낡은 다리가 보이는 강변에서 연설에 나섰다.

‘미국 일자리 계획’이라고 명명한 2조25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예산을 의회가 처리해 달라고 촉구하기 위한 대국민 여론전 차원에서 마련한 일정이다.

레이크 찰스의 캘커슈강 다리는 약 70년 전 건설돼 지정 연한을 20년이나 넘긴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작년 대선 유세 때 이 교량의 문제점을 언급하며 개선을 약속했던 곳으로, 루이지애나는 공화당 우세 지역으로 통한다.

그는 “다리와 도로 등에 관한 한 나는 공화당 도로나 민주당 도로를 결코 본 적이 없다. 나는 단지 다리를 보았을 뿐이다”이라며 “인프라 주간이라는 말을 지겹도록 들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강조, 인프라 투자는 당파적 사안이 아님을 부각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계획이 3만km가 넘는 고속도로와 도로를 현대화하고 1만 개가 넘는 교량을 수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미래 먹거리를 위한 연구·개발 지출이 포함된 예산 처리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중국이 우리 점심을 먹어치우고 있다. 경제적으로 우리 점심을 먹어치우고 있다”며 중국이 연구에 수천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한 뒤 “이대로 가면 그들은 세계 전기차 시장을 소유할 것이다. 우리는 경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점심을 먹어 치워 버린다는 표현은 누군가를 이기거나 물리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캘커슈강 다리를 배경으로 연설하는 바이든
캘커슈강 다리를 배경으로 연설하는 바이든 [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재원 확보를 위한 ‘부자 증세’의 당위성을 재차 역설하며 기업의 법인세 인상 필요성을 강도 높게 호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35%이던 법인세 최고세율을 21%로 인하했고,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28%로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황이다.

그는 “나는 미국 기업이 공정한 몫을 (법인세로) 지불하지 않는 것에 신물이 난다” 대기업 증세에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내가 제안하는 것은 정말 필요한 것이다. 낙수효과는 그리 잘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저소득층을 지원하고 중산층을 넓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연설 도중 법인세율 인상 범위를 25%에서 28%라고 언급했다. 28% 고수 시 의회 통과가 힘든 상황을 고려해 인상 폭 절충 의향을 드러낸 대목으로 해석된다.

로이터통신은 “자신이 제안한 것보다 낮은 세율을 수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타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또 다른 ‘인프라의 달’을 만들어놓고도 아무런 변화도 만들지 않을 준비는 돼 있지 않다”고 말해 상황에 따라 공화당의 협력 없이 예산안 처리를 강행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