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

화상방식 진행 전대서 공개투표 ‘롤 콜’로 확정…20일 수락연설

역경 딛고 3수끝 마침내 대권고지로…당선되면 최고령 대통령

조 바이든(77) 전 부통령이 18일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이에따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선 맞대결이 본격화됐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오후 화상으로 진행된 민주당 전당대회 이틀째 본행사에서 대의원 공개투표인 ‘롤 콜'(Roll Call·호명) 투표를 통해 후보 지명 기준인 대의원 과반을 확보해 당의 대선 후보로 지명됐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주별 경선 결과를 반영한 대의원 공개투표를 시작한 지 약 34분여만에 역사적인 지명을 확정 지었다.

50개주를 포함해 특별행정구인 워싱턴DC, 미국령까지 포함, 총 57개 지역이 참여했다. 투표는 화상으로 연결된 각 주의 대의원 대표가 주 이름의 알파벳 순서에 따라 앨라배마주를 시작으로 차례로 누구를 지명할 것인지를 밝히는 형태로 진행됐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근거지이자 정치적 고향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는 델라웨어주는 알파벳 순서에 따른 차례를 건너뛴 뒤 후보 지명을 확정짓는 마지막 투표 주자로 나서 극적인 효과를 연출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2월부터 시작된 당내 경선을 통해 ‘매직 넘버'(1천991명)인 전체 대의원의 과반을 확보해 후보 확정에 필요한 요건을 일찌감치 충족한 상태였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대선후보로 지명된 후 화상 연결을 통해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화면에 나와 감사의 뜻을 밝혔다.

그는 만면에 웃음을 띤 채 “진심으로 매우, 매우 감사하다. 모두 감사드린다. 나와 가족에게 무척 의미있는 일이다. 목요일에 뵙겠다. 감사드린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바이든이 이번 전당대회 기간에 생방송으로 화면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CNN방송은 전했다.

경선 과정에서 바이든은 롤러코스터를 연상시키는 부침 속에 대역전극을 썼다.

‘대세론’을 구가하며 경선에 나섰지만, 첫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연이어 참패, 경쟁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크게 뒤졌다.

그러나 백인 중심 지역을 벗어나 흑인과 라티노 등 다양한 계층이 포함된 전국 각지 경선이 진행되면서 승기를 잡기 시작, 3월 ‘슈퍼 화요일’ 대승으로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경쟁자들이 줄줄이 사퇴, 사실상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따라서 이날 행사는 바이든의 후보 지명을 공식화하고 이를 축하하는 상징적 절차인 셈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은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0일로 예정돼 있다.

AP통신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전당대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대선후보로 공식적으로 지명됐다면서 이는 이전에 두 번 대통령직에 도전했던 바이든에게 “정치적 절정”이며 트럼프 대통령을 물리치려는 민주당의 간절한 열망이 구체화된 것이라고 평했다.

‘리더십이 중요하다’를 주제로 열린 이틀째 행사에서 찬조 연설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를 비판하면서 바이든은 미국을 단결시키고 미국의 힘을 회복할 지도자라고 강조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외손자인 잭 슐로스버그는 어머니 캐럴라인 케네디와 함께 등장해 “우리나라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함께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는 대통령이 있어야 한다”며 바이든 지지를 밝혔다.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이 싸움에서 이기려면 조 혼자서 할 수 없다”며 11월 대선 때 함께 치르는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해 상원을 차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1942년 11월 생으로 올해 77세인 바이든은 1970년 카운티 의회 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해 29세인 1972년 델라웨어주에서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돼 중앙 정치 무대로 뛰어들었다.

그는 36년간 상원의원을 지냈으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에 8년 간 부통령으로 재직했다. 이번 대권 도전은 3번째만에 이뤄졌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미국 최고령 대통령이 된다.

공화당은 오는 24~27일 전당대회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을 대선후보로 선출할 에정이다.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