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고령 우려 질문에 “나이 몰라” 농담

“트럼프 상관없이 재선 출마…미국 지도력에 심각한 우려”

한미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 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한미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 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 [워싱턴=A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하루 전날 대통령 재선 도전을 공식화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26일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도 재선 관련 껄끄러운 질문이 나오자 농담으로 응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진행된 회견 도중 자신의 고령에 대한 우려를 포함해 재선 도전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에 근거한 미국 기자의 질문에 “나도 내 나이가 몇인지 모르겠다”면서 “와닿지 않는다”며 특유의 농담으로 받아쳤다.

이어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선거가 시작되면 사람들이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는 점”이라며 “나는 출마를 결심하기 이전 충분히 돌아봤으며, (출마하는 게) 좋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전임이자 오는 2024년 대선에서도 리턴매치가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더라도 선거에 나섰을 것이냐는 추가 질문에 “그가 불출마했더라도 출마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을 유일한 사람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나는 그를 잘 알고 있으며, 그가 우리 민주주의에 미치는 위험도 알고 있다”고 자신의 강점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재선에 도전하는 이유는 아직 끝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했던 과거 4년 동안 미국은 심각하게 신뢰를 상실했으며, 주요국 사이에는 미국이 자유세계를 이끌 수 있을지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 하루 전인 25일 “일을 끝마치자”라는 내용을 담은 영상물을 통해 대통령 재선 출마를 선언했다.

올해 80세로 미국 역사상 최고령 현역 대통령이라는 기록을 가진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해 임기를 마치면 86세가 된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 재임 성공 시 임기를 모두 채울 것이냐는 질문에 “그가 결정할 일”이라고 답했다가 비판이 쏟아지자 진화에 진땀을 쏟기도 했다.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헌법에 규정돼 있으나 장-피에르 대변인의 답변은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임기를 다 마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억측을 낳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