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 잡지사도 속인 일본 업체

일본 ‘가족대여’ 조명한 뉴요커, 허위 드러나 미국잡지상 자진 반납

‘가족 빌렸다’ 인터뷰, 실은 배우자 있어…한명은 회사 사장의 아내

미국 잡지 뉴요커가 2년 전 일본의 ‘가족대여’ 산업을 조명한 기획기사로 받았던 미국잡지상(National Magazine Award)을 반납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 보도했다.

1966년 첫 시상식이 열린 이래 이 상을 스스로 반납한 것은 55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문제의 글은 2018년 4월 뉴요커 기자 엘리프 바투먼이 일본 도쿄에 있는 ‘패밀리로맨스’라는 회사의 가족대여업에 대해 작성해 이듬해 상을 받은 피처 기사다.

바투먼 기자가 인터뷰한 이 회사 고객 중 한 명은 아내를 잃은 남편으로 패밀리로맨스를 통해 아내와 딸 역할을 해줄 배우를 고용했다고 밝혔다.

또 자신을 ‘싱글맘’이라고 밝힌 다른 고객은 딸을 위해 아빠 역할을 대신해줄 배우를 빌렸다고 인터뷰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온라인판 기사에 갑자기 해당 인터뷰가 거짓 내용을 담고 있음을 인정하는 편집자 노트가 올라왔다고 WSJ은 전했다.

뉴요커 측은 이 노트를 통해 가족을 빌렸다고 인터뷰한 이 두 사람이 실은 각각 배우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싱글맘이라던 여성은 패밀리로맨스 사주의 아내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뉴요커는 이러한 사실이 “그들이 우리에게 말한 내용의 신뢰성을 광범위하게 훼손한다”고 덧붙였다.

이 상을 주관하는 미국잡지편집자협회는 소식통이 바투먼 기자를 속인 것으로 보인다며 “뉴요커에 기사에 관한 조사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바투먼 기자는 기사가 송고되기 전 주변에 기사 소스의 신뢰성에 대한 우려를 털어놨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뉴요커의 대변인은 “다른 훌륭한 기자들과 마찬가지로 엘리프는 적절한 회의적 시각을 갖고 자신의 기사에 접근한 것”이라고만 말했다.

패밀리로맨스에 대해 잘 아는 관계자들은 이 회사 서비스 중 일부가 가족대여업인 것은 맞지만, 이 회사 오너가 미디어에 고객이라고 소개한 인물 중 상당수는 회사에서 일하는 배우들이었다고 WSJ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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