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3명 중 1명, 올여름 기상재해 겪었다

수일간 폭염 겪은 인구는 64%…”기후변화 내 집 앞에”

올여름 미국인 3명 중 1명꼴로 기상재해를 겪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연방재난관리청(FEMA)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미국 인구의 32%가 올여름 3개월 사이에 재해가 선포된 카운티나 주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 보도했다.

2018년 같은 기간의 5%, 2019년 12%는 물론이고, 지난해 28%보다도 큰 비율이다.

올 여름 3개월 동안 미국에서 허리케인이나 홍수, 폭염, 산불로 최소 388명이 숨졌다.

이는 지구온난화가 미국인들의 삶을 얼마나 바꿔놓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WP는 지적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하룻밤 사이 집 앞으로 들이닥친 홍수나 하늘에 피어오르는 연기를 목격하게 되면서 안전지대가 없음을 깨닫고 있다.

지난 6월 북미 서부 지역에서 200명 이상 목숨을 앗아간 극한의 폭염은 기후변화가 없는 세상에서는 사실상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고 과학자들은 지적한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열대성 폭풍이 3등급 이상으로 격상될 가능성이 10년마다 8%씩 높아지고 있으며, 미 서부 지역의 산불 피해 면적은 기후변화 영향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의 2배라는 분석 결과도 있다.

가장 최근에는 미 북동부 지역에서 40여 명 목숨을 앗아간 허리케인 아이다의 돌발성에 대해서도 기후변화의 영향이 지목되고 있다.

WP는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 재해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으나 미국 사회의 시스템과 인프라가 필요한 만큼 빠른 속도로 이에 대응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평가보고서의 저자인 클로디아 테발디 퍼시픽 노스웨스트 국립 연구소 연구원은 “지구온난화로 우리는 우리 자신의 행동 때문에 우리에게 점점 불리해지는 게임을 하게 됐다”며 “피해를 줄이려면 실제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